머리 올리는 날의 흥분은 골퍼에겐 아름다운 추억이다. 주의사항, 준비물 등을 누누이 듣고 기록하고 기억했지만 실수는 하기 마련이고 해프닝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현장에서 느꼈던 당황스러움이란…. 땀은 비 오듯 하고 마음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고 동반자나 캐디나 모두 나만 주목하는 것 같고.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며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것이 머리 올린 날의 이야기다. 머리 올리는 날을 상상해본다.
먼저 골프장으로 가는 교통편이나 식사 등 먹을거리 등은 골프장으로 이끌어준 고수나 동반자의 안내를 따르면 된다.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면 된다. 절대 나서지 말고 고수의 말만 잘 들으면 된다. 시간이 지나면 차량 배치나 집결장소 등을 주도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겠지만 당분간은 고수가 "까라면 깐다"는 자세로 임하면 큰 낭패를 볼 가능성은 별로 없다.
명심해야 할 한 가지. 캐디백에 꼭 이름을 써놔야 한다는 것이다. 잘못하면 사람은 티박스에 도착했는데 캐디백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명찰을 달아놓지 않아 캐디백을 동반자들의 백이 실려 있는 카트에 싣지 못한 때문이다. 이 경우 방송도 나오고 캐디가 찾으러 뛰어다녀야 한다.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첫 홀 첫 티샷을 하기도 전에 마음은 엉망이 된다. 게임이 잘 될 리도 없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골프화, 장갑, 모자, 골프양말 등도 빠뜨려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다.
클럽하우스에 도착해서 티업 시간과 예약자 이름을 말하는 등의 절차는 고수에게 맡기면 알아서 해 준다. 라커룸 키만 받아서 옷 갈아입고 준비는 하면 된다. 모르면 고수들이 하는 걸 보고 따라하면 실수는 없다.
게임은 머리를 올리는 사람이니 헤매면서 하면 되는 일이다.
골프 외적인 면도 중요하다. 9개 홀의 중간쯤에 만나는 그늘집이라는 곳이 있다. 보통 일반적인 골프장에서는 스타팅하우스와 그늘집 두 번, 모두 세 번의 식음료를 먹을 기회가 있다. 시중가보다 많이 비싸다. 거하게 먹기 힘들다. 간단하게 허기나 갈증을 해소하면 된다. 먹는 데 든 돈은 마지막 골프장을 나서면서 계산한다. 이 또한 고수의 지시를 따르면 무리가 없다.
마지막 18홀을 마쳤다고 끝이 아니다. 모자를 벗고, 장갑을 벗고(그린에서 통상 이뤄지는 탓에 장갑은 이미 벗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수고했다거나 고생하셨다며 서로 악수를 하면 된다. 하수이자 초보인 만큼 더 공손하고 더 정중하면 된다. 그다음이 캐디와 자신의 클럽이 모두 안녕한지를 체크하고 사인을 한다. 캐디피는 물론 고수가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 그 절차까지 마치면 라커룸으로 직행할 수 있다. 19번홀이라는 사우나가 기다리고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말은 "모르면 따라 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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