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숨은 예술공간] 소셜마켓

보고 즐기고 나누는 원스톱 문화공간…카페'전시'공연장…다목적 공간

함께 모여 보고 듣고 배우며 즐긴다! 예술적 토양이 탄탄한 도시 대구. 웅장한 외관의 공연장이 아니더라도, 이름난 강사의 비싼 강의가 아니더라도 함께 모여 예술을 즐기고 문화를 나눌 곳은 많다. 특히 최근 도심에는 새로운 콘셉트로 예술과 대중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소통을 시도하는 공간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때는 대구 최고의 번화가였지만 언젠가부터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 대구 중구 화전동 구제 가게들 가운데 강렬한 붉은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쇼윈도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길을 잡아끈다. 소셜마켓(Social Market). 이곳은 예술과 사람이 모이는 문화장터를 지향하는 다목적 문화공간이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이곳은 카페에서 매장, 갤러리, 공연장, 워크숍 공간, 작업실 등 다양한 역할로 사용된다.

1층을 들어서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빼곡하게 진열된 공예품들이다. 비즈 공예에서부터 도자기, 패브릭, 가죽, 목공예, 매듭, 일러스트 등 다양한 수공예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것이 아닌 창작품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1층 입구에서는 매주 금~일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작가도 만날 수 있다.

커피를 마시면서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 적합한 넓은 카페공간인 2층은 다목적으로 활용된다. 한쪽에는 무대 공간이 마련돼 매달 셋째 주 토요일마다 오픈 스테이지 방식의 공연이 펼쳐진다. 관객들과 직접적으로 소통 가능한 무대로, 취미로 음악을 하는 이들에게도 개방돼 있으며 대관도 가능하다. 비정기적이지만 다양한 워크숍도 개최된다. 작가와 함께 다양한 예술 작품 제작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이번 달에는 25일 오후 2시 유달리의 매듭 팔찌 만들기(참가비 1만5천원)가 예정돼 있다. 벽면은 갤러리로 사용된다. 다양한 작가들의 사진과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소셜마켓은 2010년 중구 방천동에서 시작된 '방천컬처마켓'이 모태다. 이것이 '예술로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보자'는 취지에서 '방천소셜마켓'으로 이름을 바꿨고, 이후 장소를 교동시장 인근 대우빌딩 옆 광장으로 옮기면서 지역 명칭을 뗐다. 지금도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대우빌딩 옆에서는 야외 예술 장터가 열린다. 그리고 상설화한 공간을 마련한 곳이 소셜마켓이다.

운영자는 시각 예술 제작사인 레인메이커. 이들은 틀에 매이지 않으면서 좀 더 인간 중심의 다양한 세상을 담은 창작 영상을 만들고, 지역 문화예술과 관련한 일들을 기획하고 있다. 레인메이커 이만수(27) 대표는 "소셜마켓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를 넘어 예술인과 일반인들이 '문화'를 통해 교류한다는 의미이면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를 허물어 누구나가 예술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결국에는 이런 만남을 통해 예술로 사회를 따뜻하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목표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교동시장 인근 화전동이란 입지가 한계다. 젊은이들보다는 장'노년층의 유동인구가 더 많다. 그나마 최근에는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의 SNS, 그리고 입소문에 힘입어 일부러 소셜마켓을 찾아오는 젊은이들이 꽤 늘어나고 있는 것이 희망적이다. 이 대표는 "이곳은 교동 수제화 골목에서부터, 쥬얼리타운, 국내 최초의 클래식 음악감상실 녹향, 이중섭이 담배 종이에 그림을 그렸던 대구극장을 비롯해 옛날 한시절을 풍미했던 유명극장들 등 풍부한 문화적 토대와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는 지역"이라며 "이런 역사성을 계승해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010-2561-5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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