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밴덴헐크 "아깝다!! 최다점수 차 완봉승"

넥센전서 9이닝 11탈삼진 '헐크투'…9회 2점홈런 허용, 18대2 첫 완투승

25일 넥센전에서 한국무대 첫 완투승을 거둔 밴덴헐크가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5일 넥센전에서 한국무대 첫 완투승을 거둔 밴덴헐크가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네덜란드 국가대표 출신인 밴덴헐크(29)의 본명은 'Henricus Nicolas Van den Hurk'다. 발음은 '허크'가 맞지만 삼성 라이온즈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헐크'라는 이름으로 등록했다. 만화 주인공 '헐크'(Hulk)처럼 무시무시한 공을 던져 달라는 '염원'을 담았다.

밴덴헐크가 부상 복귀 이후 '진짜 헐크'로 변신했다. 말 그대로 천하무적이다. 이달 8일 SK전 7이닝 무실점, 14일 한화전 6이닝 1실점, 20일 롯데전 6이닝 무실점에 이어 25일 넥센전에선 11탈삼진을 곁들여 9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5월 들어서만 4승을 챙긴 그는 5승 1패로 다승 공동 3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점은 2.77까지 낮췄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밴덴헐크가 '헐크'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로 카도쿠라 켄(41) 2군 투수코치의 역할을 꼽았다. 2011년 삼성에서 투수로 뛰기도 했던 켄 코치가 '교과서 폼'을 갖고 있어 같은 우완 정통파인 밴덴헐크의 투구 밸런스 교정을 정확하게 해준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밴덴헐크 역시 "켄 코치가 (자신을)잘 이해해줘 많은 도움을 받았고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이달 22일 생일을 맞은 밴덴헐크는 국내 프로야구사에 남을 기록을 작성할 뻔도 했다. 9회 1사까지 삼성이 18대0으로 앞서 '최다점수 차이 완봉승 투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박헌도에게 아쉽게도 2점홈런을 허용, 한국 데뷔 첫 완투승에 만족해야 했다. KBO 기록은 삼성 김상엽이 1993년 4월 10일 대구 쌍방울전에서 거둔 '17대0 완봉승'이다.

밴덴헐크의 쾌투에 삼성 타자들은 각종 진기록을 쏟아내며 화답했다. 3회 2사 후 8번타자 이지영의 우중간 2루타부터 6번타자 이승엽의 3점 장외홈런까지 8타자 연속 안타는 이 부분 역대 타이 기록(통산 9번째)이다. 또 3회 달성한 2사 후 10득점은 역대 5번째다. 3경기 연속 홈런을 쳐낸 최형우는 통산 32번째로 150홈런을 때려낸 선수가 됐다. 삼성이 3회 11점을 뽑자 전광판에는 숫자 대신 'B'(A가 10득점)가 새겨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11연승을 달린 삼성은 2위 두산을 4게임 차이로 밀어내며 선두 독주 채비를 갖췄다. 팀 통산 최고 연승 기록은 1986년 5월 27일 OB전부터 6월 14일 MBC전까지 이룬 16연승이다. 김인 삼성 라이온즈 사장은 경기 후 더그아웃을 찾아 "이승엽의 3점포 때 입원치료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병실의 떠들썩한 분위기에 잠시 눈을 떴다"고 전하며 선수단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 울산구장에서는 KIA가 롯데를 7대5로 물리쳤다. 문학구장에서는 SK가 난타전 끝에 LG를 9대6으로 제압했고, 잠실구장에선 두산이 한화를 9대6으로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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