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안대희 너마저…큰 배신감 느끼는 여론의 향방은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너무 크다. '국민 검사' 안대희의 기개는 대법관 퇴임 후 일 년이 지난 2013년 7월 '안대희법률사무소'를 내고, 개업 5개월 만에 착수금 등으로 16억 원을 받은 최근 행보로 만신창이가 됐다. 하루 1천만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황금 전관'이 대수술과 대수습이 필요한 대한민국 개조의 칼을 제대로 휘두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안 후보는 대법관 퇴임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5개월간 번 11억 원을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논란이 일자 기부하는 행태는 부도덕한 기업인들과 빼닮았다. 범죄 행위에 대한 재판부의 선고량을 낮추기 위해서 수천억 원 재산을 기부한다는 '정치적 발표'를 하는 범법자들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뒤늦은 기부'가 이미 의혹을 받고 있는 전관예우 논란을 잠재울 수는 없다. 프라이버시 침해에 해당되지 않는 범위에서 의뢰받은 각종 소송 내역과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고, 국민들의 처분을 기다려야 한다.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인 안 후보가 해명이라고 내놓은 말은 더 이해할 수 없다. "거절하기 힘든 지인이 아니면 형사 사건과 대법원 상고 사건을 수임하지 않았고, 조세(租稅) 사건을 주로 맡았다."

대한민국을 개조할 책임총리가 될 사람은 자신의 친구들에게 좋은 것이 아니라 언제나 국가에 좋은 것을 하는 준비된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대법관 인사청문회에서 퇴직 후 변호사 개업을 하거나 구체적인 사건 변호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던 과거를 뒤집었을 뿐 아니라, 자신이 가까운 사람의 입장을 변호해준 사실을 거침없이 밝혔다. 실망스럽다.

현재의 국가적 위기를 수습해가려면 문화대혁명 이후의 큰 혼란과 저개발을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는 자세로 극복한 덩샤오핑식 지혜가 필요한데 어떻게 해서 대통령이 성급하게 안대희 총리 후보의 과거만 보고, 현재 모습에는 눈감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안대희 너마저…' 형국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안 후보는 모든 것을 깨끗하게 고백하고,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국가대개조의 기회를 줄지 말지 여론이 모아지길 기다려야 한다. 섣부른 변명으로 화(禍)를 키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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