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개원가의 불황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은 폐업한 의원 수가 개업의원 수를 넘어서면서 동네의원 간판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산부인과 및 외과는 여러 진료과목 중에 유일하게 전체 개원의 숫자 자체가 줄어 존폐가 우려될 정도다.
2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에서 새로 문을 연 개원의는 50곳인데 비해 폐업한 곳은 58곳으로 개업 대비 폐업률이 116%를 기록했다. 폐업이 개업보다 많은 지역은 충북(110%), 경남(101.2%) 등이었다.
대구는 81곳이 문을 연 데 비해 63곳이 문을 닫아 폐업률 77.8%를 기록했다. 이 밖에 대전(100%)과 전북(95.4%)'전남(91.7%)'충남(90.0%)'서울(86.0%)'울산(84.6%) 등도 전국 평균 폐업률인 83.9%를 웃돌았다.
진료 과목별로는 산부인과와 외과의 폐업이 두드러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2009년 1분기 100곳이었던 대구지역 산부인과 의원은 올 1분기 85곳으로 15%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북의 산부인과도 73곳에서 57곳으로 22%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현재 경북의 분만 취약지는 8곳에 이른다. 군위, 의성, 청송, 영양, 영덕, 청도, 봉화, 울릉 등은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고, 병원과 차로 1시간 이상 떨어져 있다. 외과도 대구는 80곳에서 77곳으로 줄었고, 경북은 78곳에서 70곳으로 간판이 사라졌다.
같은 기간에 전체 의원 수는 대구는 1천445곳에서 1천583곳으로 증가했고, 경북도 1천165곳에서 1천172곳으로 수가 늘었다. 이는 이비인후과와 내과가 각각 17곳, 31곳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전국 산부인과의 폐업률은 223.3%에 이른다. 산부인과 1곳이 개업할 때 동시에 2.3개가 문을 닫는 셈이다. 이는 2012년과 비교해도 50%포인트나 뛴 것이다. 외과(136.8%) 역시 폐업이 개업보다 많았다. 신경외과(95.2%)와 일반의(92.8%), 소아청소년과(84.1%) 등도 전체 의원 평균 폐업률(83.9%)을 앞섰다.
임금자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해마다 의사 3천여 명이 새로 배출되고, 이 중 일부가 개원하는 상황에서도 폐업률이 계속 80%를 넘는 것은 의료서비스 공급시장이 '포화상태'라는 뜻"이라며 "의원당 평균 3억7천여만원의 부채를 기록할 정도로 빚에 허덕이고 있다"고 밝혔다.
임 연구위원은 또 "의사 수 증가로 인한 경쟁 심화와 무너진 의료전달체계에 따른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 낮은 의료수가, 개선 의지가 없는 정책 당국 등의 여건이 계속되는 한 개원의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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