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서구의 몰락' 쓴 오스발트 슈펭글러

때로는 아마추어들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우리 사회도 '경제위기' '광우병 파동' '세월호 참사' 등을 거치면서 아마추어들에게 휘둘린 경험이 있다. 내재된 불안의 반영이다. 그러나 아마추어라고 해서 부정적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 자유롭기 때문에 전혀 다른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역사 발전에 기여할 수도 있다.

1880년 오늘 독일 블랑켄부르크에서 태어난 오스발트 슈펭글러가 대표적이다. 할레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1911년까지 교사로 일했다. 박사 학위는 있었지만 아카데미즘과는 먼 길을 걸어왔다. 그런 그가 뮌헨에서 '서구의 몰락'을 쓰기 시작했다. 각 문화는 고유한 운명에 따라서 발생'성장'성숙'몰락이라는 주기를 겪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문화는 창조 모체인 영혼의 자기표현이기 때문에 영혼이 그 창조력을 고갈시켰을 때 쇠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근대유럽'도 이 숙명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전문가들은 별로 인정하지 않았고, 심지어 혐오했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불안과 절망에 빠져들어 갔던 패전국 독일을 비롯해 각국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반향을 일으켰고, 20세기 사상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그의 문화유형론 또는 문화형태학을 계승했다. 다만 토인비는 그와 달리 '문화는 대체로 지나간 문화의 재현'이라고 주장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