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국회의원들은 28일 가덕도에서 열린 새누리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 현장회의를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매일신문이 이를 지적하면서 대구 민심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부랴부랴 이날 오후 5시 30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대구 국회의원 12명 명의의 성명 발표에 앞서 면피용 행보를 극명하게 드러내 비난을 사고 있다.
시당 선대위 대변인인 김상훈 의원은 성명서 발표 직전 취재진을 향해 "현장배포용 성명서 자료는 문구가 잘못된 부분이 있어서 새로 배포될 자료를 써주시기를 바란다"고 양해를 구했다. 김 의원이 밝힌 내용은 28일 가덕도에서 열린 회의가 '새누리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 천막회의'가 아니라 '새누리당 부산시당선대위 천막회의'가 맞아 급히 문구를 수정했다는 얘기였다.
이에 몇몇 기자가 "전날 새누리당 중앙당에서 28일 부산에서 중앙당'부산시당 선대위 연석회의가 열린다고 공고했는데, 왜 부산시당 자체 회의가 됐느냐"고 질문하자, 김 의원은 "부산시당에 확인한 결과 이날 행사는 부산시당이 기획했고, 장소 선정도 하는 등 부산시당의 행사였다. 중앙당 일부 인사를 초청한 자리였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본지 기자가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해 사진 촬영한 결과 부산시당의 행사가 아니라 '중앙당'부산시당 선대위 연석회의'로 드러났다.
이 같은 대구 국회의원들의 행태로 인해 공동 명의로 발표한 "전문가 집단에 의한 객관적인 수요 조사 및 입지 타당성조사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남부권 신공항' 문제를 더 이상 선거 국면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설계해야 할 새누리당이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 눈이 멀어 곧 닥쳐올 위험을 보지 못하는 '당랑규선'(螳螂窺蟬)의 폐착에 빠지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된다"는 내용은 빛이 바랬다.
강주열 남부권 신공항 범시'도민추진위원장은 "지역 최대 현안인 남부권 신공항과 관련해서 부산 국회의원들과 대비되는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의 소극적인 행보에 한심함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매번 가만히 있어도 표를 찍어주니 중앙에서 전혀 말이 먹히지도 않고, 또 노력도 하지 않는다. 이러니 대구경북의 반발을 알면서도 새누리당 중앙당이 '가덕도 회의'를 강행하는 등 대구경북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새누리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부산 가덕도 현장회의'를 벌인 데 대해 대구경북 시장'도지사 여야 후보들이 일제히 규탄하며 공동대응에 나섰지만 새누리당 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은 영덕에 몰려가 군수선거 긴급지원 유세를 펴 빈축을 사고 있다.
새누리당 이철우(김천) 경북도당위원장과 이한성(문경'예천)'박명재(포항남'울릉) 의원은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과 함께 28일 오후 7시 영덕군 영덕읍에서 6'4 지방선거 공천자 등 1천여 명과 함께 '새누리당 영덕 압승 긴급 합동유세'를 펼쳤다.
최근 영덕에선 군수와 도의원 새누리당 후보 경선과정에서 지역구 강석호 의원이 부당 개입을 했다며 이를 규탄하는 '반강(반 강석호)연대' 바람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최근 '반강 연대' 유세장에 영덕 선거 사상 최다 인파가 몰리는 등 심상찮은 기운이 감지되자 새누리당 경북도당과 동료 의원들이 긴급 지원에 나선 것이다.
이 자리에서 4명의 국회의원들은 일제히 "여론경선은 조작할 수 없으며 공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새누리당을 지지해달라" 호소한 뒤 "22년간 국회의원과 한몸처럼 호흡을 맞춰 경험을 쌓은 이희진 전 보좌관은 겸손하고 상사를 잘 모시는 사람이다. 강 의원과 손발을 맞춰 영덕을 발전시킬 능력 있는 사람"이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이철우 경북도당위원장은 "고속도로'철도 등 SOC는 강석호 의원이라 가능했다. 강 의원은 대통령감이다"라며 한껏 치켜세웠고, 박명재 의원도 "이번 선거가 강 의원이 영덕'경북도를 뛰어넘어 대한민국을 이끌 위대한 정치인으로 우뚝 서는 계기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강 의원도 이에 화답해 "이철우 도당위원장을 기억해 달라. 김관용 도지사가 3선하고 나면 누가 있느냐. 이 도당 위원장은 김 지사의 뒤를 이을 차세대 인물"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번 지원유세를 바라보는 시선은 따갑다. 한 주민은 "군수 선거가 아니라 국회의원 선거 같다. 이야기 절반 이상이 강석호 의원을 치켜세우는 데 할애했다"며 "신공항 문제로 여야를 막론하고 새누리당 중앙당의 가덕도 띄우기를 비난하는 마당에 인구 4만 지역에 국회의원 4명이나 출동해 특정 후보 구하기에 나선 것 같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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