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다이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배를 타고 하는 보트다이빙과, 해변이나 섬에서 하는 비치다이빙이 있다. 보트다이빙은 배를 빌려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있긴 하나 안락성과 안전함이 보장되고 하고 싶은 포인트에서 다이빙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따라서 다이버들은 대개 보트다이빙 방식으로 한다. 일반적인 보트다이빙은 물속으로 내려간 후 조류가 센 지역인 경우 조류를 타고 다니며 편안하게 물속을 즐기다 상승한다. 배 위에서는 조류의 방향대로 대기하다 물속 다이버들을 태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표류다이빙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조류가 셀 경우 지지점을 확보해 수심 5m에서 감압을 끝내고 올라가는 게 좋지만 환경이 여의치 못한 경우가 많다.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3~5분간 안전감압정지를 하면 심한 경우 몇㎞를 떠내려갈 수도 있다.
이때 사용하는 장비가 '다이빙소시지'라는 게 있다. 소시지처럼 생긴 긴 막대 형태의 주황색 튜브인데 배에서 잘 식별될 수 있게 만들어진 장비이다. 평소에 갖고 다니다가 수면에서 공기를 넣거나 물속에서 공기를 넣으면 길게 펴지는 안전장비의 하나다. 그러나 안개가 짙거나 밤엔 다이빙소시지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래서 수상 호루라기나 얼러트(압축공기의 힘으로 작동되는 경적)가 필요하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여주인공이 호루라기를 불어 자기위치를 알려 구조됐다. 지인 가운데 다이빙 강사가 필리핀에서 오후 2시경 표류를 시작해 새벽 3시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배 엔진소리를 듣고 소형 손전등을 배 쪽으로 비춰 구조된 일도 있다.
비치다이빙할 때 센 조류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다이빙을 한 지점으로 돌아와야 하므로 조류의 역방향으로 잠수를 진행해야 한다. 그래야 돌아올 때 쉽게 제자리로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다. 반대로 진행하면 조류 때문에 힘들고 위험해진다. 조류의 일반적인 특성은 수면 조류는 매우 강하나 수심이 깊어질수록 좀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조류가 세고 그 조류를 거슬러 가야 하는 필연적 이유가 있다면 최대한 몸을 바닥에 닿게 낮게 기어서 가는 게 좋다. 최대한 배를 바닥에 붙여야 유리하다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손으로, 발로 돌출물을 잡거나 발로 바닥을 딛고 버텨야 한다. 그러다 전진할 때는 힘을 동시에 한 번에 써서 조금씩 전진하고 버티는 동작을 반복해야 한다. 인간이 이겨낼 수 있는 조류는 2노트 이내이다. 시속으로 2노트는 3.7㎞이니 이런 상황의 조류에서 오리발을 차면 아무리 열심히 차도 제자리다. 그러다 힘이 빠지면 뒤로 밀린다. 임진왜란 때 명량해전이 있었던 울돌목은 최대 9~11노트의 조류가 발생한다. 이번 진도 세월호 사고가 난 맹골수로는 6노트가량이다. 2노트 이상이면 인간의 힘으로 거스를 수 없다. 이 때문에 정조 때 구조작업을 하는 것이다.
세월호 사고 후 최초 4일간 해경이 정조시간을 잘못 알고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해양연구원에서 잘못되었다고 알려주기도 했다는데 4일간 시정을 못한 것이다. 그 이유가 우리나라에는 4군데 정조 시간이 다른 곳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맹골수로인 것이다. 해경 측에서는 정조시간을 정확히 지켜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예외지역인 것을 몰랐던 것이다.
'예외없는 법칙은 없다'라는 격언처럼 바다에 임할 때는 모든 사항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자연은 아직 우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미약한 인간인 우리는 더 많이 살피고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고경영(스쿠버숍 '보온씨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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