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들썩이는 '신공항 민심'

6'4 대구시장 선거가 새누리당의 가덕도 도발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새누리당 중앙당'부산시당 선거대책위 현장 연석회의가 28일 남부권 신공항 후보지의 하나인 부산 가덕도에서 열리면서 민심이 동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운동 막바지에 전례 없는 대형 이슈가 불거지면서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는 선거에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고,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장 후보는 시민원탁회의 제안 등을 통해 반(反)새누리당 여론이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권영진 "중앙당의 근시안적 대처, 묵과 못해"

새누리당 중앙당의 부산 가덕도 신공항 발언에 권 후보 측은 비상이 걸렸다. 매일 대책 회의를 열고, '신공항 파고'를 넘을 해법 마련에 고심하는 모양새다.

당장 대구에서는 '새누리당이 부산을 살리기 위해 대구를 버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등의 반(反)새누리 정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권 후보는 이완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에 강력히 항의했다. 권 후보는 "현재 남부권 신공항은 '정치적 고려 없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전문가의 결정에 따른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기조에 따라 정부에서 수요입지조사를 진행 중인데, 당이 일부 지역 지방선거 결과에 목매 너무 근시안적인 대처를 하고 있다며 항의를 했다"고 말했다. 또 "다시는 남부권 신공항 가덕도 유치와 관련된 일체의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부산시당과 조율할 것을 강력 요구했다"고 했다. 또 "남부권 신공항 가덕도 유치 발언 여파가 더는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 당 지도부도 대구민심의 악화로 '대구시장 선거 위기론'이 급부상하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주호영 당 정책위의장은 29일 권 후보 캠프를 방문해 권 후보에게 당 지도부의 유감 입장을 전달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했다. 주 정책위의장은 "책임지고 당내에서 더 이상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된 어떠한 액션도 나오지 않도록 문단속을 확실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정책위의장은 또 "대구시당에서 중앙당에 내달 1일 대구에서 중앙선대위 현장회의를 열어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면서 "당 지도부가 여론 추이를 보고 결정하겠지만 아마도 악화된 대구민심을 달래기 위해 대구 현장회의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김부겸 "새누리당에게 이런 대접 받아서야…"

김 후보는 새누리당의 가덕도 신공항 도발에 연일 강한 공세를 펴고 있다. 동시에 가덕도 신공항을 막기 위해서라도 야당 후보인 자신이 대구시장이 돼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김 후보는 "새누리당에서 대구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라는 것이 이번에 확인됐다. 새누리당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대구도 야당에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신공항 건설에 10년간 7조원의 예산이 든다. 여야 합의 없이는 이 많은 예산이 투입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선거 막바지에 불거진 가덕도 신공항 이슈가 선거 결과에 불리하지 않을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29일 남부권 신공항 범시도민 추진위원회 사무실을 전격 방문한 것도 신공항 이슈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그 일환으로 시민원탁회의를 제안해 놓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를 비롯해 지역의 원로, 종교 및 언론계 인사,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시민원탁회의를 통해 신공항 문제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신공항 문제에 대해 비판적 여론이 새누리당을 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한 전략적인 판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내심 역풍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이 때문에 시민원탁회의를 시민단체가 주도해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김 후보가 전면에 나설 경우 신공항 문제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함부로 예단할 수 없지만 대구시민들의 마음속에 새누리당에게 이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분노가 일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시민들에게 잠재된 분노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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