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운 시민들의 활약상이 잇따라 전해졌다. 불붙은 차량에 뛰어들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운전자를 구해낸 부부가 있는가 하면, 산불이 주택으로 옮아 붙는 광경을 목격한 운전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화재 진압에 나섰다.
자신들만 살겠다고 승객들을 죽음으로 내몬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전해진 '의인들 얘기'는 우리 사회가 아직 건강하다는 신호를 던져주고 있다.
안동에서 고시원을 운영하는 오수현(54)'최명순(53) 씨 부부는 이달 25일 오후 7시 30분쯤 차를 몰고 안동 풍산읍 상리를 지나던 중 바로 앞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목격했다. 사고 직후 사고 차량에서는 시뻘건 화염이 치솟았다.
부부는 곧장 차를 세운 뒤 사고 차량으로 뛰어갔다. 차량 문을 열어보니 3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운전자는 사고 충격으로 조수석 쪽으로 쓰러진 채 신음하고 있었다.
차에 붙은 불은 점점 세졌고, 차량 폭발마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부부는 이런 상황에서 화염 속으로 뛰어들어가 온 힘을 다해 운전자를 차에서 빼냈다.
병원으로 이송된 운전자는 사고 당시 충격과 화염으로 인해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지만 부부의 구조 덕분에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남편 오씨는 "어떻게든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는 것은 누구나 해야 하는 당연한 행동 아니냐"고 했다.
이달 23일에는 안동 서후면 밭에서 불이 나 인근 주택으로 옮아 붙었다. 레미콘 차량을 몰고 부근을 지나가다 이를 본 상경레미콘 직원 김수복(56) 씨는 탱크 안에 있던 물을 이용해 화재를 진압했다. 김 씨는 소방차가 올 때까지 혼자 불길을 잡았고 큰불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22일 오후 6시 30분쯤 안동 와룡면 주계리 야산에서 난 불도 안동우체국 소속 집배원 정두현(39) 씨가 퇴근길에 목격, 나뭇가지 등을 들고 맨손 진화에 나서 일찍 불을 끌 수 있었다.
안동소방서 관계자는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처럼 우리 사회에 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데 최근 안동의 재난 현장에서는 아름다운 모습만 나타났다. 의로운 시민들에게는 표창장을 주고 지역 사회에 널리 알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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