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순례(36'대구 북구 복현동) 씨는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때마다 휴대전화기 모바일을 이용해 생활용품 정보를 얻는다. 화장품 브랜드숍에서 기초화장품을 살 때도 가격을 비교하고 누리꾼들의 후기를 검색한다. 대형마트나 시장에 갈 때도 마찬가지다. 김 씨는 "물건을 살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가격 대비 실속도"라고 말했다.
요모조모 따져보는 똑똑한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하나를 구매하더라도 정교하면서 과감하고, 또 합리적인 결정 과정을 거쳐 그 결과를 공유한다. 일명 '스마트슈머'(Smartsumer)다.
◆스마트브랜드지수 역대 최고
스마트브랜드지수는 소비자들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가격과 가치를 비교해 가장 실용성과 효용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브랜드를 조사해 점수화한다. 2006년 첫 조사에서 100점 만점에 68.5점을 기록한 이래 스마트브랜드지수는 올해 72.9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충격이 있었던 200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11년 일시적으로 하락한 것을 제외하면 매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소비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할 때 가격과 가치를 어떻게 비교하고 평가하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2006년부터 매년 스마트브랜드지수를 조사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실제 시장에서 선호하는 상품을 알아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의 하나이다. 평가 대상은 식음료, 가전, 디지털'통신, 생활용품, 자동차'주거, 유통'금융 서비스, 에듀'컬처, 패션'뷰티 등 총 8개 부문이다.
올해 부문별로는 패션'뷰티와 식음료(F&B)가 나란히 74.9로 가장 높았다. 가전(73.7), 자동차'주거와 디지털'통신(72.6), 유통'금융 서비스(72.2), 생활용품(71.6) 등이 뒤를 이었다.
세부 항목별로는 식음료에서 하림(냉장냉동육), 파스퇴르(유아식품), 파리바게뜨(제과전문점)가 1위 브랜드로 조사됐다. 가전 부문에선 캐논EOS(디지털카메라)'SK텔레콤(모바일서비스)'olleh(통신결합상품)'현대통신 imazu(홈네트워크)가, 생활용품 부문에서는 리큐(세탁세제)'크리넥스(화장지)가 1위를 차지했다. 자동차'주거 부문에서는 귀뚜라미(가정용보일러)'일룸(주거용가구)'SK엔크린(휘발유)이 각각 1위 브랜드에 올랐다.
유통'금융 서비스 부문에서는 AXA다이렉트(자동차보험)'신한카드(신용'체크카드)'G마켓(온라인유통)'CU(편의점)가, 에듀'컬처 부문에서는 한솔 신기한 한글나라(유아교재)'대교눈높이(초등교육 서비스)'롯데월드(테마파크)가, 패션'뷰티 부문에서는 빈폴(영패션)'갤럭시(정장)가 각각 상위에 랭크됐다.
◆스마트슈머 특징 정확히 파악해야
KMAC는 올해 조사의 뚜렷한 특징으로 ▷고품질 이상의 가치(go beyond quality) ▷손가락의 힘(finger impact) ▷개인 중심주의(personalization)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고품질 이상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경향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품질만 좋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품질은 기본이고 그 이상의 가치로 소비자들이 만족을 느끼는지가 중요해진 것.
손가락의 힘은 모바일 문화의 확산에 따른 결과물이다. 통계청이 2001년 첫 집계한 전자상거래 매출은 118조9천760억원이었다. 지난해엔 1천204조910억원으로 규모가 10배 이상 커졌다. 상품 구매의 용이성은 물론 정보와 내용을 확인하고 비교할 수 있는 시대로 바뀐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등장은 상품 정보와 사용기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퍼질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는 본인이 얻었거나 만들어낸 정보를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며 소비 트렌드를 바꾸는 힘을 얻었다. 스마트 기기를 통한 손가락의 힘은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기업과 고객 모두에게 제공했다.
1인 가구 급증으로 개인화는 소비문화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25.3%였던 1인 가구 비중은 2035년 34.3%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과거 가정 단위 상품에서 이제는 개인 단위 소비로 브랜드 역시 분화되고 있다. 건강과 직결되는 식음료 부문에서 소비자들은 '나'에 대한 중요성을 고려해 프리미엄 제품 선호와 함께 품질과 가격 이상의 가치를 주는지를 따지는 게 뚜렷했다.
이기동 KMAC 진단평가본부 팀장은 "장기간에 걸친 경기 불황과 저성장, 그리고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이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스마트슈머(Smartsumer)
'똑똑한'을 뜻하는 '스마트'(Smart)와 '고객'을 뜻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다. 정보를 부지런히 모으고, 자기가 구매하는 제품에 대한 가치를 능동적으로 판단해 가격 대비 실속이 있는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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