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대구에서 성(城)은 성(聖)이었습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30년간 문화재 발굴 연구에 몰두해온 박승규 영남문화재연구원장으로부터 지역의 고대 성곽 얘기를 들어봤다.
◆대구 고대 성곽 특징은=대구에서 토성이나 성곽은 집단세력들의 권역'경계 표시이자 정치체제의 상징을 의미한다. 본질적으로는 방어'군사시설이었지만 정치세력들과 거주민들의 정신적 구심점 기능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통은 청동기시대 환호, 목책의 바통을 이은 것이다. 전략적 관점에서 본 한국 고대 성곽은 수비 성격이 짙다. 평상시에는 각자 거주지에서 생활하다가 전시에만 성으로 집결해 농성(籠城)을 벌이는 형태다. 이 성들은 장기 농성에 대비한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대부분 식수나 우물 시설을 갖추고 성안에 경작지나 주거지도 갖추고 있어 장기전에 유리한 구조를 하고 있다.
◆성터와 고분군은 한 묶음='성터와 고분군의 조합'은 고대 대구 읍락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다. 대표적인 곳이 화원 성산리 고분과 성산리 토성, 달성 고분군과 달성 토성 등이다. 이들 정치체제는 생활주거지'군사시설로서 토성, 제의(祭儀)공간으로 고분군을 같이 조성하고 있다.
◆고대 대구는 요새라는데=대구는 전형적인 분지 도시이기 때문에 천연요새 구조를 하고 있다. 고대의 성곽은 분지로 들어오는 사방의 길목에 자리 잡고 있다. 동쪽으로 봉무토성'검단토성, 서쪽으로 성산리토성'죽곡산성, 남쪽으로 대덕산성'용두토성, 북쪽으로 팔거산성이 그것이다. 신라가 전략 요충지로 대구를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구조는 대구가 신라의 영향권에 들어간 후 신라의 대외 투쟁 과정에서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구릉에서 산성으로 진화하는 성곽=일반적으로 토성은 초기시대 성곽으로 군사 방어 시설과 생활공간이 복합된 장소다. 해발 40~100m의 낮은 구릉지에 있는 달성토성, 성산리토성, 검단토성, 봉무토성이 여기에 해당한다. 후기에 이르러서는 산성으로 변화해 가는데 산성은 피란성인 동시에 전쟁 수행 공간 개념이다. 해발 100m 이상에 쌓인 팔거산성, 대덕산성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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