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멘탈게임이라고 한다. 신체와 정신의 조화로 이뤄진 운동이지만 심리적인 측면이 어떤 운동보다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다. 머리를 올린 지 10년이 넘은 골퍼들 가운데도 라운딩 전날이면 약간의 흥분상태에 빠진다는 이가 있다. 아마추어가 이 정도인데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까지 왔다갔다하는 투어프로들의 심리적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문제는 골프가 긴장한다고 잘 되는 운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나친 긴장은 몸을 경직시키고 샷을 엉뚱하게 만든다. 약간의 불안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는 골퍼라면 설명을 안 해도 잘 안다. 불안 및 초조는 골퍼에게 최대의 적이다. 음주나 수면부족보다 더 안 좋다.
운전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음주운전보다 졸음운전이 더 위험하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골프에서도 음주 골프보다 불안 골프가 더 나쁘다. 밤새 달린 탓에 아직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취소의 수준일 정도로 취중이라도 평소보다 더 잘 치는 골퍼가 가끔 있다. 하지만 불안정한 심리상태에서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을 필자는 단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심리적인 요인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골프를 친다는 사실 그 자체가 고문이 될 수도 있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심리상태가 골프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특히 평소 친선게임에서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사람도 내기만 들어가면 죽을 쑤는 경우를 흔히 본다. 억만장자라서 어지간한 출혈에는 눈도 깜박하지 않을 것 같은데도 천원짜리 한 장에 벌벌 떤다. 한 타면 3천원이 되고, OB 한 방이면 6천원이 마이너스가 난다. 타당 단위가 1만원, 2만원, 5만원으로 올라가면 견뎌낼까 걱정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돈이 많은 사람이 간이 큰 것은 아니기 때문인가?
투어프로들은 퍼팅 하나로 10억원이 왔다갔다하는 경우도 있으니 마음의 부담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그 상황을 이겨낸다.
그래서 정신력을 강화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프로들처럼 전문적인 훈련은 받지 않아도 된다. 일상에서 동원할 수 있는 간단한 자기만의 노하우를 개발하라. 불안감을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을 한 가지씩 갖는 노력을 해야 한다. 눈을 감아보는 것도 괜찮다. 심호흡도 좋다.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을 다녀오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도 많을 것이다.
무조건 불안요인을 털어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카트에서 백을 내리는 것이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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