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업계가 앞다퉈 '저도수' 전략을 펼치고 있다. 독한 술을 꺼리는 소비자들의 음주문화에 맞추고, 실제 낮은 도수의 소주가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저도수의 원조격인 지역 주류업체 금복주도 낮은 도수의 신제품 소주를 출시해 주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도수를 낮추면 잘 팔린다'
'소주 도수를 낮추면 판매가 잘된다'는 말은 주류업계에서 정설이 됐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고 여성 음주인구가 늘어나면서 순한 소주를 찾는 사람들이 늘게 된 것이 소주 도수를 낮추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최근 다른 주류들의 판매량이 감소하는 데 비해 소주 판매는 증가추세다. 올 1~3월 주류별 출고동향(전국기준)을 보면 소주는 29만9천335㎘로 전년 동기대비 8.6% 증가했다. 막걸리(2.2%), 약주(-44.7%), 복분자(-6.1%), 위스키(-3.5%) 등의 소비량이 조금 늘거나 큰 폭으로 주는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술 소비량이 이 같은 추세를 보이는 것은 '저도수 전략'에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 강하다. 지난 2월 말 소주업체는 앞다퉈 소주 도수를 18도대로 낮췄고 이에 판매량이 꿈틀거렸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19도에서 18도로 1도 낮춘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은 3~4월 판매량이 296만상자(360㎖×30)로 전년 동기(260만상자) 대비 13.8% 뛰었다. 또 올 2월 19도에서 18.5도로 0.5도 내린 하이트진로 '참이슬'도 같은 기간 3%가량 판매량이 뛰었다.
금복주의 '맛있는 참' 역시 올 1~3월 판매량이 230만상자로 작년 대비 3%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에 맞춰 맛있는 참은 올 3월에 18도에서 17.5도로 한 번 더 도수를 낮췄다. 국내 소주 가운데 가장 낮은 도수다.
금복주 이진욱 팀장은 "소비자의 입맛에 대한 분석과 요구 등을 파악해 도수를 낮췄다"며 "국내 최저도수 소주로 새로운 주류화를 이끌어 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도수 소주의 원조 금복주
소주는 1960년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보편적인 알코올 도수는 30도. 이후 1970년대에 25도 소주가 출시되었고, 20여 년간 소주는 25도라는 것이 상식처럼 자리 잡았다.
이러한 소주 도수에 변화를 준 것은 지역 업체 '금복주'가 원조다. 1997년 2월 금복주는 도수에 대한 소비자 조사와 사회적 분위기를 토대로 알코올 도수를 2도 낮춘 '참소주'를 출시했다.
금복주 관계자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주류업계에 도수 내리기 경쟁이 시작돼 1998년 10월 진로는 23도 제품을 뒤따라 출시했다"며 "음주문화가 당시 불기 시작한 웰빙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도수가 낮은 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소주의 저도수 추세는 2000년대 들어 더 짙어졌다. 2001년 22도 소주가 시장에 선을 보였고 2004년에는 도수가 21도까지 낮아졌으며, 2007년에는 20도 이하의 제품까지 등장했다.
올 들어 주류업계가 다시 한번 도수 낮추기에 나선 것은 경기 하락과 건전한 음주문화의 변화 등에 맞추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금복주 관계자는 "소주 소비경향이 점차 가볍고 부드러운 목넘김으로 바뀌면서 소주 업체들의 도수 내리기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음주경향에 맞춰 신제품을 개발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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