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는 '안정속 변화' 원했다…권영진 당선 의미와 민심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가 4일 제33대 대구시장으로 당선됐다.

권 대구시장 당선인은 총 득표수 58만1천175표(55.95%)로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41만8천891표'40.33%)를 16만2천284표 차로 제치고 대구시장으로 확정됐다.

권 당선인의 승리는 대구 선거사(史)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혈혈단신으로 출발해 출마 일성인 '대구의 변화와 혁신'을 끝까지 고수했고, 이 같은 일관된 진정성이 대구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과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개혁 야권으로 대변되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 대해서는 상당한 표를 주면서도 당선권에는 못 미치게 함으로써 변화는 하되 급격한 변화보다 '안정 속의 변화'를 택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권 당선인은 당선 소감으로 "'대구혁신을 위해 목숨을 걸겠다'고 한 초심을 잃지 않겠다. 시민이 주인 되는 시민 속의 시장, 시민이 어렵고 힘들 때 편히 기댈 수 있는 시장, 낮은 자세로 시민을 섬기는 을(乙)의 시장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특히 대구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외에 별다른 연고가 없는 상황을 극복하고, 새누리당 컷오프(예비경선)에서 탈락할 것이란 주위의 평가를 무색게 하면서 당당히 경선을 통과했고, 끝내 대구시장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역 한 정치인은 "일부 국회의원들은 권 당선인을 '굴러온 돌'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주류 정치권의 외면을 받았지만 이를 당당히 이겨냈다"면서 "권 당선인이 대구시민과 함께하는 선거운동을 끝까지 고수했고, 권 당선인의 진정성을 대구시민들이 받아들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시민들은 권 당선인과 김부겸 후보가 선의의 경쟁을 펼친 이번 대구시장 선거를 계기로 지역 정치권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지역 정치 성향으로 인해 그간 국회의원들은 민심보다는 중앙당만 쳐다보며 공천만 받으면 끝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지역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도 이런 국회의원들을 쳐다보며 줄 서기에 바빴다. 이 때문에 민심은 철저하게 뒷전으로 밀렸고, 일부 정치인들은 민심 위에 군림하기도 했다.

권 당선인 측 관계자는 "당내 경선에서 대구시민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을 느꼈고, 본 선거에서도 이젠 새누리당 간판만 가지고는 힘들다는 교훈을 얻었다"면서 "특히 선거 결과에서 보였듯이 40% 이상의 시민들이 김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이는 권 당선인이 앞으로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민심이 언제든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의미인 만큼 권 당선인이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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