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인은 전임 대구시장과는 상당히 다른 행보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1995년 광역단체장 선거가 실시된 후 당선된 문희갑, 조해녕, 김범일 대구시장 등은 모두 고위관료 출신에다 고향을 위한 마지막 봉사 자리로 생각하고 시장 선거에 나섰다. 고위관료를 그만두고 그간의 경륜을 고향 발전을 위해 쏟아붓겠다는 의지가 출마의 배경이었던 셈이다.
이에 반해 권 당선인은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거치면서 행정경험도 있지만 이 직책은 행정보다는 정치적 감각을 더 중시했고, 이후 한 차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 때문에 권 당선인은 여론에 민감하면서도 명분을 중요시하는 정치형 대구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권 당선인은 "정치 시장이 되겠다. 대구시장직을 훌륭하게 소화하면 대권을 향한 꿈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선인의 한 측근도 "정치인 권영진의 꿈은 대권 도전"이라고 전했다.
권 당선인은 야권의 김두관 전 경남지사, 안희정 충남지사와 새누리당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인처럼 잠재적 대권 후보를 염두에 두고 대구시장직을 수행할 것이란 분석이다.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위해서라도 대구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올인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 정치권 인사는 "대구시장으로서 지역 발전을 성공적으로 견인하면 정치적 몸집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정치적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정치환경 변화에도 기인하고 있다. 과거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정도가 대선 후보급이었지만, 이제는 지방의 광역단체장도 인물에 따라선 대선 후보급으로 인정해주는 분위기다. 더욱이 대구는 대한민국 보수의 중심도시로 인식돼 있어 '대구시장직을 잘 수행하면' 보수 여당 내 개혁 정치인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인식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정치권 인사는 "과거 대구시장이 유망 정치인의 무덤으로 인식됐지만, 권 당선인은 정치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선인이 얘기했던 대구의 혁신과 변화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시민들에게 보이고 인정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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