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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효제상담뜨락] 아내를 사랑할 줄 모르는 남편

부부상담을 통해 보면 중년 남편 중에는 유독 아내 사랑을 받지 못하고 외로이 사는 사람이 많음을 본다. 이들은 봉급을 아내에게 통째로 갖다 맡길 정도로 충실하고 책임감도 강하다. 그렇다면 가장으로서 무엇이 부족하겠는가 싶겠지만 그런데도 아내들은 여기에 딱 하나가 더 필요한 모양이다. 그것은 바로 남편의 '지극한 사랑의 느낌'이다. 아내들은 이 사랑을 확인하지 못하면 슬프고 외롭다. 그것은 자신이 여자임을 확인하는 로맨틱한 느낌이기도 하고 때로는 아버지같이 변함없이 주는 믿음직한 느낌이기도 하다. 아내는 이런 사랑을 받지 못하면 자신이 남편의 애정의 대상에서 밀려났다고 과한 해석을 하기도 하고 또 어떨 때엔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까지 생각해 우울을 밥 먹듯 하며 공허감을 느끼는 사례가 많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빈 사랑을 채워줄 대상을 찾기도 하는데 어떨 땐 쇼핑중독으로, 또 어떨 땐 술 중독으로, 또는 잘못된 사람을 선택하여 후회스러운 일로, 심지어는 자녀를 부모로부터 분리하지 못하게 옭아매는 '병리적 의존'의 모습으로 표출한다. 이 문제를 감소시키려면 지금부터라도 남편들은 시들어가는 화초에 아낌없이 생수를 붓듯 지극한 사랑을 주어야 할 것이다. 이 방법은 의외로 쉽고 간단한데 이를 모르고 결혼생활을 하는 남편들이 많다. 최근, 필자가 경찰 공직자를 대상으로 부부가족코칭 교육 특강을 할 때였다. 중년가장 한 분이 물었다.

"어떻게 하면 가정에서 존경받는 가장이 될까요? 내 모든 물질과 권한이 다 아내에게로 가는데도 불행해 하고 대접도 시원치 않아 살맛이 안 나네요."

필자가 대답했다.

"거기에 하나만 더 얹으면 좋을 부부사랑의 비결 하나 소개하지요. 아내의 '피부자아'를 어루만져 주세요. 그리하면 남편을 존경할 수 있는 사랑의 힘이 다시 살아난답니다."

피부자아. 현대정신분석에서 주장하는 생소한 단어를 들은 남편들은 침묵했고 필자의 말만을 기다렸다.

남편이 마음을 담아 아내의 피부를 만져주었을 때 그 느낌을 통해 비로소 아내의 마음속엔 '사랑받는 나'가 탄생하는 것이다. 남편의 지극한 사랑의 출발은 아내를 어린아이 다루듯 손잡아 주고 등을 쓰다듬고 머릿결을 보듬어 주는 '어루만짐'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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