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신의정원 조선왕릉/이창환 지음/서헌강 사진/한숲 펴냄
조선왕릉의 조영적 특성과 문화유산적 가치, 능역이 갖는 공간적 특성과 각종 건조물과 석물을 사진과 함께 순례형식으로 보여주는 책, '세계문화유산 신의정원 조선왕릉'이 출간됐다.
조선의 능원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전통공간 가운데 가장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는 문화유산으로 태조 이성계가 1392년 개국한 이래 500여 년 지속적으로 조영한 무덤 유산이다. 조선 능원에는 27대에 이르는 왕과 왕비, 추존왕의 무덤인 능(陵) 44기가 있으며, 왕세자와 세자비의 무덤인 원(園) 13기(基)가 있다. 연산군과 광해군은 폐위된 왕이기 때문에 묘로 조성되어 왕릉의 무덤은 42기에 해당한다.
조선의 능원은 풍수 이론과 한국인의 자연관을 바탕으로 자연의 지형에 조화롭도록 조성한 것이 큰 특징이다. 능원의 공간구성은 주변을 시계범위로 하는 광역적 능역과 능원의 내부공간을 나타내는 능원공간으로 구분되며, 이는 진입공간, 제향공간, 능침공간으로 다시 구분할 수 있다. 또 왕릉은 단릉, 쌍릉, 합장릉, 동원이강릉 등 자연 지형에 따라 다양하게 조영되어 있다. 동원이강릉(同原異岡陵)은 왕과 왕비가 하나의 능 안에 있지만 서로 다른 언덕의 봉분에 모셔져 있는 이봉이실(二封二室) 형태의 능을 말하며, 세조의 광릉과 문종의 현릉 등이 이에 해당한다.
능원 조영에는 음양사상, 풍수지리설, 불교, 도교 등이 영향을 미쳤으며, 조선의 통치철학이었던 유교의 강한 영향으로 다른 어떤 공간보다 신성하고 엄격하게 조영하고 관리했음을 알 수 있다.
능원의 위치라고 할 수 있는 광역적 능역은 앞산과 뒷산, 좌우능선, 산과 하천 등 자연지형을 받아들이거나 활용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나 능원 내부영역에서는 인위적인 조성기법이 많이 드러난다. 내영역에 속하는 내청룡과 내백호의 끝자락이 만나는 지점에는 흙을 부어 돋우거나 숲이나 연못을 인위적으로 조성하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마을이나 도읍을 정할 때는 물가를 찾아 입지했고, 사찰은 명산을 찾아 입지했다. 그러나 능역의 경우 관리와 참배가 용이하도록 궁궐에서 반경 4㎞ 밖, 40㎞ 이내에서 풍수적으로 좋은 자리를 찾아 입지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왕이 하루 만에 능역을 참배하고 돌아올 수 있는 거리를 염두에 두었으며, 관리의 편의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1장에서는 조선왕릉의 조영적 특성을 제시하고, 제2장에서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40기의 능원에 대해 세계유산 가치를 중심으로 왕과 왕비의 출생과 성장, 통치력, 그리고 그들의 죽음과 왕릉조영 특성 등을 사실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세계유산 등재 과정과 이후 지속적인 보존과 복원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세계유산의 가치 및 기대효과, 이후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에 대해 정리했다.
이 책은 오랫동안 조선왕릉을 연구하고 조선왕릉 세계유산 등재에 많은 공을 세운 바 있는 이창환 상지영서대학교 교수가 지금까지 축적한 연구내용과 등재과정에서 얻은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왕릉의 조영적 특성과 유산적 가치뿐만 아니라 능역이 갖고 있는 장소적'공간적 특성과 각종 건조물과 석물의 특성을 세세하게 담고 있어 조선의 문화와 공간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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