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생활법률/이호준 지음/매일컴 펴냄.
'법정엔 법봉이 있을까 없을까?'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 '당연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법정엔 법봉이 없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법정이 나올 때마다 법봉이 등장하다 보니 있다고 믿는 것이다.
'무죄 판결이란 무엇일까?'
일반인들은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하면 흔히 죄가 없음이 증명된 것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판사에게 있어 '무죄'의 의미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법에서 '무죄'는 '죄가 없음'뿐만 아니라 '죄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는 경우까지 포함한다. 유죄가 매우 의심되더라도 객관적 증거와 치밀한 논증의 뒷받침 없이는 유죄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감정은 '유죄'임에도 '무죄 판결'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법 상식과 실제 법은 다르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잘못 알고 있는 법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 준다.
'눈높이 생활법률'은 일반인이 잘 모르는 법원, 검찰에 관한 이야기, 어렵고 헷갈리는 법률 용어나 법률문제, 복잡한 재판 절차와 이해하기 어려운 판례를 법조기자의 눈으로 간결하고 알기 쉽게 설명한다.
신문 기사 문장은 '사실을 정확하고 분명하게, 그리고 가장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은이 이호준은 법원과 검찰을 누벼온 매일신문 15년차 중견 기자다. 이 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지은이는 어렵고 딱딱한 법률문제를 쉽고 정확하게 풀어낸다.
책은 '판사는 모든 것을 다 알고 판결을 내리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판사라고 해서 직접 보지 못한 것까지 다 알 수는 없으며, 말하지 않은 것까지 다 파악하고 판결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판사는 모든 것을 아는 신(神)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운동경기의 심판 같은 존재에 더 가깝다.
책은 이처럼 법 자체뿐만 아니라 법원과 검찰, 변호사, 판사의 속 이야기까지 보여줌으로써 불가피하게 법과 마주서야 하는 사람들이 어떤 자세로 임해야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사람은 누구나 법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살고 있다. 선량한 사람이라도 자칫 선을 넘으면 범죄자가 될 수 있다. 피해자가 되는 것도 순식간이다. 선의에서 돈 빌려줬다가, 운전하다가, 지나가다가 다치거나 손해 보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그런데도 이럴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모른다. 어디에 가야 할지, 뭘 해야 하는지,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앉아서 당하기 일쑤다.
지은이는 "선량한 사람들이 법을 몰라 피해를 입는 일은 없도록 돕고 싶었다. 그런데 일반인이 다가서기엔 법이 너무 어렵게 보였다. 법조 담당을 시작할 때의 막막함과 당혹감을 끝까지 간직하며 이 책을 쓰려고 노력했다" 며 일반인의 눈높이로 이해할 수 있는 생활법률 책을 구상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안종열 대구고등법원 판사는 '감수의 글'에서 '현대사회의 복잡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법 이론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에 비례해 일반 국민들은 법을 이해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며 '법조 출입기자가 현장을 누비며 경험한 사례와 지식을 체계적으로 묶은 이 책은 일반 국민들에게 손쉽고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처음부터 읽어도 좋지만 눈길이 닿는 대로 어느 페이지부터 읽어도 이해하는 데 무리는 없다.
제1부 '알아두면 유익한 법 상식'에서는 일반인들이 궁금해할 사항들을 담았다. 소송에 앞서 알아두면 도움되는 법 상식들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제2부 '알고 보면 재밌는 법 이야기'에서는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법관의 업무와 생활, 보람과 애환 등 법원, 검찰의 속살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제3부 '생활 판례 정복하기'에서는 실제 사례들을 주제별로 흥미진진하게 설명하고 있다. 음주운전, 교통사고 등 자동차 관련 판례, 이혼, 아파트 분쟁, 권리 찾기, 퇴직금'산재 등 근로자 관련사건, 배상과 보상, 국가유공자 소송, 행정소송 등 실생활에 밀접한 주제의 판례들을 모았다. 생활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어지간한 마찰이나 시비, 사건사고에 대처할 수 있도록 생활과 밀접한 판례들을 담고 있다.
제4부 '소송, 알고 하자'에서는 민사'형사'행정 등 각종 소송과 절차, 법원, 검찰 등 법조계의 기본적인 구조와 개념에 대해 조목조목 쉽게 풀이한다.
마지막 제5부는 '알아두면 좋은 법률용어'라는 제목으로 어려운 용어,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혼동하기 쉽거나 구분없이 사용하고 있는 법률용어들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한편 이 책의 출판기념회는 10일 오후 7시 대구경북디자인센터 8층 아트홀에서 열린다. 350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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