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 영화] EBS 세계의 명화 '디어 헌터' 7일 오후 11시 방송

마이클(로버트 드 니로 분)과 스티븐, 닉은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마을 클레어턴의 제철소에 다니며 사슴 사냥을 하고 술과 여흥을 즐기는 활달하고 유쾌한 젊은이들이다. 베트남전 참전을 앞둔 세 친구는 스티븐의 결혼식 피로연 겸 송별회가 끝나고 추억을 위해 마지막 사냥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참혹한 전쟁의 실상은 이들의 운명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는다. 터무니없는 살상과 만행이 계속되는 베트남의 밀림에서 적의 포로가 된 세 사람은 고문에 시달리며 죽음의 게임 러시안룰렛을 강요받는다. 마이클의 기지와 과감한 결단으로 세 사람은 극적인 순간에 죽음의 위기를 모면하고 탈출하지만 곧 뿔뿔이 흩어지고, 닉은 그 정신적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러시안룰렛 도박판에 빠져든다. 고향으로 돌아온 마이클은 닉의 연인이었던 린다(메릴 스트립 분)와 사랑에 빠지고, 베트남에서 반신불수가 된 스티븐이 먼저 귀국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스티븐에게 매달 사이공에서 송금되는 돈의 출처가 닉이라는 것을 직감한 마이클은 닉을 찾기 위해 다시 베트남으로 향한다. 마이클은 거액의 판돈이 오가는 사이공의 한 러시안룰렛 도박장에서 닉을 찾아내지만 극도로 정신이 피폐해진 닉은 친구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저 미친 듯이 자신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지나치게 미국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는 일부 비판에도 불구하고 '디어 헌터'는 전쟁으로 인해 뒤틀리고 피폐해진 개인들의 삶과 일상을 진지하게 성찰한 수작으로 평가된다.

이 영화는 제51회 미국 아카데미 감독상, 남우조연상, 음향상, 작품상, 편집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다. 감독 마이클 치미노는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다 '대도적'으로 감독에 데뷔했으며, '디어 헌터'는 그의 두 번째 작품이다. 이후 '천국의 문' '이어 오브 드래곤' '시실리안' 등을 발표했지만 별다른 평가를 받지 못했다. 러닝타임 18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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