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 돼지가 돼지들 중 처음으로
안경을 썼을 때
다른 돼지들이 막 놀렸어요
돼지가 안경을 써서 뭐해
그런 생활을 발명해서 뭐해
에디슨 돼지는 빙그레 웃었어요
안경 맞추러
안경점에 갈 때,
돼지들 중 처음으로
버스를 타고 간 건 아무도 모르기 때문
-『현대시학』 2014년 5월호.
동시 한 편을 소개한다. 어린이가 쓰거나 어른이 어린이가 되어 쓰는 시가 동시다. 동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 동심은 세속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이다. 백지와 같이 순수하기에 앞으로 무슨 그림이 그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동심은 무한한 가능성의 바탕이다. 맹자는 성인을 어린이의 마음을 잃지 않은 자라 정의했다.
동시는 읽는 이로 하여금 동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어린이가 읽어서 꿈을 키우게도 하고 창의적 사고력을 기르게도 한다. 미래의 주인인 어린이로 하여금 꿈을 가꾸고 희망을 노래하고 창의적 생각을 기르게 도와주는 일이 어른들의 몫이다. 그래서 동시 쓰는 어른들이 필요하다.
에디슨은 누구나 알고 있는 발명가다. 에디슨 돼지는 돼지 마을에서 매우 독특한 생각을 하는 돼지다. 돼지들 가운데 처음으로 안경을 썼고 처음으로 버스를 탔다. 안경을 끼거나 버스를 타는 일은 돼지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다. 대다수의 돼지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에디슨 돼지는 비록 그 일이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라도 돼지들 중에 처음으로 해 보았다는 데 기쁨을 느낀다. 어른들은 이득이 되는 일을 찾지만 어린이는 신기한 일을 찾는다. 어른들은 그런 동심을 격려해 줄 의무가 있다. 그런 창조적 사고가 역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시인 kweon51@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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