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창] 110세의 벽

'인간의 수명이 얼마나 되는가?' 하는 논의는 예로부터 있어 왔다. 성경의 창세기에는 '사람의 날이 120년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현대 의학도 최대 수명을 대략 그 정도로 여긴다.

역사상 전해지는 문헌에 따르면 130세를 넘긴 사람들도 여럿 있다. 1925년에 473세로 사망했다는 터키의 쿠르트레리와 1933년에 257세로 사망했다는 중국의 이청운을 포함하여 수십 명에 이른다. 그러나 생전의 행적에 대해 비교적 자세한 기록이 있으면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은 영국인 토마스 파(Thomas Parr'1483~1635)로 알려져 있다. 152세까지 장수했던 그는 155㎝의 키에 몸무게 53㎏의 단구였다. 80세에 처음 결혼해 1남 1녀를 두었고 122세에 이혼 후 재혼까지 했다.

당시 영국 국왕이었던 찰스 1세가 나라 안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그를 왕궁으로 초대해 생일을 축하해 주었는데 그때의 과식이 원인이 돼 2개월 후 사망했다고 한다. 당시 왕궁에서는 당대의 유명한 화가 루벤스에게 그의 초상화를 그리게 했는데 이 그림이 바로 유명한 위스키 '올드 파'(Old Parr)의 브랜드가 돼 오늘날까지 그의 모습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그런데 이런 전설 같은 얘기들은 수백 년 전인 탄생 연도에 대한 시비가 많아서 선뜻 믿기가 힘들다. 차라리 요즘의 기록을 보자. 최근에 가장 오래 살았다는 프랑스의 잔 칼망은 1997년 122세로 사망했다. 두 번째로 오래 산 사람이 119세였고 지금은 가장 나이 든 사람이 116세라고 한다. 이와 같은 110세 이상의 생존자 수는 지난 10년 동안 변한 것이 없이 100명이 채 안 되지만 100세 이상은 크게 늘어 세계적으로 수십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현대인들은 영양을 개선하고 유아 사망을 막아 오랫동안 매 10년마다 2년씩 평균 수명을 늘렸다. 하지만 그런 노력도 이제 한계에 달했고 인간 수명에서 110세는 넘기 어려운 벽이 됐다. 그렇다면 이 벽은 어떻게 넘을까? 전문가들은 노화를 늦추는 기술개발에 해답이 있다고 한다.

지난 5월 4일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CSF) 의대 솔 비예다 교수는 이런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내용이 재미있다. 사람의 20대에 해당하는 젊은 쥐와 60대에 해당하는 늙은 쥐로 연구했는데, 늙은 쥐가 젊은 쥐의 피를 수혈받거나 젊은 피에 풍부한 핵심물질만 주입받아도 체력이 강해져 더 긴 시간 운동할 수 있고 정신력도 강해졌다고 한다. 이제 이러한 여러 가지 연구와 시도를 통해 인간의 평균 수명이 110세의 벽을 넘어설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정호영 경북대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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