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0대 총선거를 지휘할 당권 경쟁에 본격 돌입하고 있지만 대구경북에선 당권주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18대 국회 하반기 유승민 국회의원이 전당대회 2위로 최고위원 자리에 오른 뒤 선출직 지도부에 이름을 올리는 이가 없다는 것이다. 대구경북 정치권의 허약한 현주소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경제부총리 세평에 오르내리는 최경환 국회의원(경산청도)은 타천으로 당권주자 후보군에 있지만 전대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반기 국회 안전행정위원장을 지낸 김태환 국회의원(구미을)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정통 친박계로 친화력이 강점이다. 대구경북 몫 최고위원에 적임이란 평가다.
19대 총선거 정국에서 다선 의원 대부분이 물갈이돼 4선 이상에선 이한구 국회의원(대구 수성갑)뿐이지만 당권과는 무관한 행보를 보인다. 경북 영천이 고향인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한때 당권 도전설이 회자했지만 7월 재보선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을 뺀 타지역에선 적극적이다. 지방선거 전에 지도부를 해체, 비상대책위 체제로 운영했던 당을 정상화하겠다며 당권주자들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부산에선 김무성 국회의원이 8일 "역사가 요구하는 소명을 다하고자 새누리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원조 친박이었지만 18대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멀어져 지금은 비주류로 분류된다. 상도동계 출신으로 김영삼정부 때 청와대 민정'사정1비서관, 내무부 차관을 지냈다. 제15대 총선거로 국회에 들어와 5선 의원이며 당 최고위원, 원내대표, 당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김 의원은 모바일 의견수렴 시스템 도입, 원외 당협위원장이 당무에 참여하는 정책민원위원회 신설 등을 공약했다. 김 의원은 "국정 운영 책임을 공유하고 국정 동반자로서 '할 말은 하는 집권 여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상향식 공천제 정착을 위해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을 강조했다.
재선이지만 경기도에선 비주류인 김영우 국회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8일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한 김 의원은 "계파정치, 박심정치, 줄세우기 정치의 구태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내 주요이슈에 대한 휴대전화 전 당원 투표 실시, 원내대표에 상응하는 원외대표 신설, 전국 당원협의회의 생활정치센터 전환, 당 대표와 최고위원의 중간평가 재신임,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교육센터 설립을 공약했다.
비주류 김 의원에게는 친박계 서청원 의원이 맞선다. 서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새누리당 변화와 혁신의 길'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정치권은 사실상의 전대 출정식으로 본다. 같은 날 김 의원 자신이 만든 공부모임인 통일경제교실을 열 예정이어서, 참석자 면면과 수가 차기 당권을 들여다볼 복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당대회는 20만 명 유권자를 대상으로 1인2표제로 실시한다. 최다 득표자는 대표최고위원이, 나머지 4명은 최고위원이 된다. 70%가 반영되는 현장 투표 대상자는 책임당원이 15만 명, 추첨에 의한 일반 당원이 3만 명, 전당대회 대의원은 1만 명, 인터넷을 통한 40세 이하 청년선거인단은 1만 명이다. 나머지 30%는 일반 여론조사로 반영한다. 14일 당일 현장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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