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서면지역 육묘장 볍씨 싹 안나 농가 피해

아화리 7개 농가 "8만5천여㎡ 피해" 주장, 공급업체 "피해 최소화 조치"

경주 서면지역 농가들이 R사가 만든 상토로 인해 육묘의 생육이 정지돼 큰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농민이 생육이 정지돼 힘을 잃은 육묘를 들어 보이고 있다. 경주시 제공
경주 서면지역 농가들이 R사가 만든 상토로 인해 육묘의 생육이 정지돼 큰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농민이 생육이 정지돼 힘을 잃은 육묘를 들어 보이고 있다. 경주시 제공

올해 모내기를 앞둔 지난달 경주 서면지역 대형 육묘장에서 키운 육묘(모판)가 발아되지 않고 생육이 정지되는 사고가 나 농민들이 상토를 재공급받고 인근 지역의 육묘를 구입해 모내기를 마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경주 서면 김모 씨 등 7농가는 지난달 초순 R사 제품의 상토 4천여 포를 구입한 뒤 육묘 과정에서 발아가 되지 않고 일부 발아한 육묘도 뿌리가 견고하지 않아 줄줄이 떨어져 나가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피해 규모는 경주 서면 아화리 김모 씨의 5천여 상자, 이모 씨의 7천200여 상자, 한모 씨의 3천400상자, 유모 씨의 4천600여 상자 등 7농가 2만6천50상자로 나타났다.

농민들은 발아가 안 된 육묘 2만6천50여 상자를 지난달 말 모조리 폐기 처분했다. 육묘 1상자는 3.3㎡(1평)에 모내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대략 8만5천여㎡가 피해를 입었다고 농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피해 농민 김모 씨는 "다른 제품을 사용한 인근 농가는 육묘가 완벽하게 됐는데, R사 제품을 사용한 농가만 피해를 입었다"며 "이제까지 발아가 안 되는 경우는 없었는데, 상토질이 낮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상토는 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각종 양분과 수분을 공급할 수 있도록 인공적으로 배합해 만든 부드러운 흙이며, 영농기업에서 포당으로 농민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체 측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토양의 산도(pH)와 전기전도도(EC) 등 출하 전 검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사고 이후 제품을 수거해 자체 검사를 해봤지만 이상이 없었다"면서 "가끔 발아되지 않는 제품이 일부 있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발아가 되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자세한 원인을 조사해 보겠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상토를 추가 공급해 재육묘에 들어가는 한편, 타지역 육묘를 구입하는 등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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