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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테러집단? 이슬람교는 생명 사랑하는 종교랍니다"

지방선거 유세에 나선 김강산 씨가 김관용 후보의 이름을 외치고 있다. 선거캠프 제공
지방선거 유세에 나선 김강산 씨가 김관용 후보의 이름을 외치고 있다. 선거캠프 제공

김강산 씨는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 5번의 기도는 절대 잊지 않고, 금요일이 되면 대구 달서구 죽전동에 있는 이슬람 사원의 정기 예배에 참석한다. 하루 5번의 기도는 선거유세 기간 중에도 무조건 지켰다.

"선거유세 하다가 기도할 시간이 되믄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빠져나가서 기도했심더. 주변 분들이 '어데 가노?'라고 물어보면 '지금 기도해야 할 시간이 돼가 잠깐만 빠지겠심더. 죄송합니데이'하면서 양해를 구했지예."

술 접대가 많은 우리나라 사업 환경이 김 씨에게는 견디기 힘들었을 수도 있지만 김 씨는 이를 잘 이겨나갔다. 김 씨가 상대방에게 정중하게 자신이 무슬림임을 밝히면 상대방이 술을 권하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회식을 해도 돼지고기 식당은 가지 않는다.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이 이상한 시선을 보냈지만 지금은 모두 이해하고 있다고.

김 씨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은 이슬람교와 무슬림들에 대한 차가운 시선이다.

"다른 사람들한테 무슬림은 '싸움 좋아하고 잘 못 참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한데, 이는 오해입니더.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 보믄 '말 한마디라도 그 사람에게 해가 되게 하면 안 된다'라고 적혀 있심더. 그래서 무슬림들은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 주는 거는 상상도 못합니더. 말 한마디라도 조심해서 이야기할라고 하고예."

특히 각종 외신에서 무슬림들이 '테러집단'으로 인식되는 것이 김 씨는 너무 가슴 아프다.

"무슬림들과 테러집단은 다르게 보셔야 됩니더. 테러하는 사람들은 무슬림 사이에서도 '돈 때문에 테러하는 거 아니냐'고 카면서 정말 나쁘게 보는 사람들이라예. 다른 생명을 존중하는 사상이 이슬람 사상입니더. 그래서 저는 함부로 모기나 파리도 안 죽입니더. 진짜로 이슬람교는 생명을 사랑하는 종교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심더."

김 씨는 이슬람교 사상에 따라 남을 돕는 데도 열심이다. 지난해 9월에는 경산시청에 "어려운 환경에 처한 다문화가정 여성들을 돕는 데 써 달라"며 10㎏ 쌀 100포대와 장학금 300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코란에 이런 말이 있심더. '남들을 위해 살라. 남들을 위해 살다 보면 내 일은 신이 알아서 도와준다'라고예. 지금까지 제가 별 탈 없이 사업을 해 온 거 보면 남들을 위해 산 걸 신이 알아주시고 도와주신 게 아인가 카는 생각이 듭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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