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애호가들 소장품에 깜짝 놀라" 장샤오강 대구미술관서 기자 간담회

"30여 년의 작가 생활을 한 번의 전시에 담아내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번 회고전은 작가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가장 큰 규모의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대구미술관에서 열리는 회고전을 위해 대구를 찾은 장샤오강(사진)이 13일 오후 대구미술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대구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갖게 됐다. 대구와 대구미술관을 방문한 소감은.

▶북경의 코리아타운인 왕징에 내 작업실이 있는 점을 감안해 보면 나와 한국은 인연이 깊은 것 같다. 대구는 아름다운 도시다. 좋은 미술관과 좋은 화랑을 갖고 있으며 좋은 작가들도 많다. 미술 애호가들이 가진 소장품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 작품뿐만 아니라 세계 정상급 작가의 작품을 많이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구미술관은 신생 미술관이지만 활력으로 충만하다. 이번 회고전을 통해 대구미술관이 세계 최고 미술관으로 발돋움하기를 바란다.

-문화대혁명이 활동에 미친 영향은.

▶나는 문화대혁명을 겪은 세대다. 문화대혁명이 일어날 당시 중국은 폐쇄적이었다. 우리 세대는 공산당 이념 교육을 받으며 예술을 공부했다. 문화대혁명의 영향은 작품 곳곳에 나타나 있다. 이번 전시를 보면 한 명의 중국 현대미술가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알 수 있다.

-1989년 발생한 천안문 사태는 작가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

▶우리 세대에게 천안문 사태는 신중국 탄생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는 천안문 사태와 함께 성장했다. 내 작품 중에 '천안문'을 그린 것이 3개 있다. 그 중 한 작품이 이번 전시에 소개된다. 천안문은 자아를 찾고 싶다는 생각에 그린 작품이다. 우리는 천안문 아래에서 살아가야 하는 중국인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천안문 사태는 숙명이다.

-최근 평면 작업에서 벗어나 입체 작업을 하게 된 이유는.

▶평면 작업이 입체 작업으로 전환되었을 때 어떻게 될 지 늘 궁금했다. 그래서 입체 작업을 시작했다. 입체 작업과 평면 작업은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입체 작업이 새로운 도전인 것은 분명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변한 것이 없다.

-초기 작품에서 드러난 표현 양식은 강렬하다. 하지만 시기가 지날 수록 냉소적으로 변했다.

▶젊은 때는 생각이 단순하고 직관적이지만 나이를 먹으면 시야가 넓어지고 생각도 복잡해진다. 작가는 쉼 없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이번 회고전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나는 끊임없이 예술적 언어 방식을 찾고 있었다. 30대에는 뜨겁고 강렬한 것과 차갑고 냉철한 화풍이 공존했다. 그러다 두 가지를 다 할 수 없어 차갑고 냉소적인 것을 선택했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여전히 뜨거움이 있어 조각을 통해 이를 표현하고 있다.

-미술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작품이 판매되는 작가다. 작가로서 행복한가.

▶나는 최고 작가가 아니다. 경매시장과 화랑에서 판매되는 작품 금액은 차이가 있다. 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 가격이 아니라 작품의 예술적 가치다. 그림을 통해 내면의 모든 것을 표출할 수 있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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