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날씨에 난데없는 조류인플루엔자(AI) 소동이다. 강원 횡성과 대구 달성에 이어 전남 무안에서도 AI가 발생하면서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농림축산식품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등 방역 당국과 농사철 축산농가가 무척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상 종식국면으로 접어들었던 AI가 낮기온이 30℃를 웃도는 6월에 발생한 것은 처음인데다, 사계절 AI로 전국에 확산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AI가 발생한 강원도 횡성의 거위 농가와 여기서 새끼 거위를 분양받은 대구 달성의 농가는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으로 이미 판명이 났다. 이어 17일 전남 무안의 육용 오리 농가에서 검출된 바이러스도 고병원성 가능성이 매우 큰 H5N8형으로 나타난 것이다. 지난달 23일 전남 담양에서 발생한 후 20여 일간 잔불이 없자 이달 말경 AI 종식을 공식 선언할 참이었던 방역 당국의 당혹감을 이해할 만하다.
통상 AI 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겨울에 나타났다가 햇빛이 강한 여름이 되면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여름에 AI 바이러스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은 이번에는 야외에 매우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분비됐기 때문이라는 게 방역 당국의 분석이다. 이번 H5N8형 AI 바이러스가 과거 발생했던 H5N1형 바이러스보다 독성은 약해졌지만, 개체 번식력은 강해진 것으로 보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한국을 찾은 철새 중 텃새화한 개체가 바이러스를 계속 퍼뜨리고 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조류 전문가들도 "지난겨울 우리나라를 찾은 철새 중 10∼20%는 계속 남아 텃새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들이 바이러스를 계속 퍼뜨리고 있을 개연성이 없지 않다"고 했다.
농식품부는 20일까진 전국 방역 취약 소규모 농가를 대상으로 일제 점검을 실시하고, 공동방제단을 동원해 긴급 소독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전국 곳곳에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축산농가의 철저한 방역조치도 뒤따라야 한다. AI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차단방역 조치와 함께 농장 출입 차량 및 사람에 대해 철저한 통제로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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