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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기자 월드컵 통신] 알제리 격파, 알제?

한국 예선 통과 필수 조건, 1패 알제리도 벼랑끝 승부

아쉬움은 남지만 러사아전을 통해 희망을 품게 됐다. '암흑천지' 같았던 튀니지'가나와의 평가전에 비하면 서광마저 비치는 듯하다.

19일 축구대표팀 공격수 지동원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져 브라질 도착 전보다 선수단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했다. 앞서 18일 러시아전 후 이청용(볼턴), 김영권(광저우 헝다), 기성용(스완지시티) 등은 "알제리가 강하지만 충분히 꺾을 수 있다"고 의지를 다졌다.

태극전사에겐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23일 알제리전의 필승은 조별리그 통과의 필수조건에 불과하다. 4개 팀의 전력이 엇비슷한 것으로 드러나 '혼돈의 조'로 떠오른 H조에서 살아남으려면 더욱 완벽한 승리방정식을 찾아야 한다.

홍명보호는 19일 오전 국제축구연맹(FIFA) 전세기를 타고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로 돌아오자마자 훈련을 했다. 전날 러시아전에서 뛴 선수들은 1시간여 동안 컨디션 회복에 주력했고,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은 간단한 연습경기로 감각을 가다듬었다. 태극전사들은 20일까지 이구아수에서 훈련한 뒤 21일 오전 2차전이 열리는 포르투 알레그리로 이동, 승점 3점 추가의 기틀을 다진다.

한국은 러시아와 무승부를 기록,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4회 대회 연속으로 조별리그 1차전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최근 A매치에서의 부진과 월드컵 경험이 별로 없는 선수들이 주축이란 점을 고려하면 적지않은 성과라는 평가가 많다.

상승세를 탄 한국은 여세를 몰아 알제리를 반드시 제압하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알제리 역시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 한국에 앞서 가진 1차전에서 벨기에에 1대2 역전패를 당한 터라 물러설 곳이 없다. 한국을 제물 삼아 첫승을 거둬야 최소 조 2위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알제리의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공격에서는 빠른 속도의 역습이 돋보였고, 수비에서는 미드필드에서부터의 압박에 능했다. 거친 몸싸움은 상대에게 위협을 줄 정도였다. 반면 약점도 노출됐다. 후반 들어 패스 실수가 속출했고 체력 저하를 드러냈다. 수비수들은 '고공 공격'에 취약, 벨기에의 장신(194㎝) 미드필더 마루안 펠라이니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남은 기간 홍명호가 개선해야 할 과제도 분명해졌다. 알제리가 총공세에 나설 것이 확실한 만큼 위험지역에서의 수비수 간 엇박자, 경기 초반 오버페이스로 인한 후반 체력 고갈 등은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알제리전에서 절대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 공격에서는 체력(Stamina)을 앞세운 빠른(Speed) 고공(Sky) 역습, 즉 '3S' 전술이 유효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한편 대표팀은 '옐로카드'에도 주의해야 한다. 러시아전에서 팀의 주축인 손흥민'기성용'구자철이 경고를 받았다. 오는 27일 벨기에전에서 건곤일척의 승부를 펼쳐야 하는 만큼 경고 누적이나 '레드카드'로 인한 전력 누수는 없어야 한다.

브라질 이구아수에서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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