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法 눈밖에 난 전교조 "즉시 항소"…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교육계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의 법외노조 판결로 시끄러워질 조짐이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판결에 승복하지 않을 뜻을 내비침에 따라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부장판사 반정우)는 19일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하라며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교원노조법상 해직 교사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조로 보지 않는 효과가 바로 발생한다"며 "해직자가 가입해 교원노조의 독립성과 자주성이 훼손되면 학교 교육이 파행을 겪고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번 사안의 쟁점은 해직 교사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전교조 규약(부칙 5조). 고용노동부는 2010년 해당 조항을 시정하라고 명령했고, 지난해 다시 촉구했지만 전교조가 고치지 않자 전교조에 교원노조법상 노조가 아니라고 통보했다. 전교조 조합원 6만여 명 중 해직 교사인 조합원은 9명. 이후 전교조의 가처분 신청으로 고용노동부 처분의 효력이 일시 정지됐으나 이번 판결로 전교조는 합법 노조 지위를 잃게 됐다. 1999년 합법 노조가 된 지 15년 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전교조 활동은 적지 않게 위축될 전망이다. 아직 항소 절차가 남아 있지만 노조가 갖는 기본 권리를 누릴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쓸 수 없고, 교육부를 상대로 한 단체교섭, 단체협약체결권을 잃었다. 노조 전임자 72명(5월 기준)은 학교로 복귀해야 한다. 교육부는 이날 법외노조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를 취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각 시도교육청에 보내기로 했다.

이번 판결에 대한 교육계의 반응이 엇갈리면서 전교조의 법외노조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는 고용노동부의 손을 들어준 법원을 비판하면서 법외노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규약을 고칠 뜻은 없다고 선언했다. 또 1심 판결에 즉시 항소하는 한편 교원노조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도 전교조와 연대할 뜻을 비치고 있다.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은 "해직 교사가 전체 조합원 6만여 명 중 9명, 선출직 1만2천788명 중 1명에 불과해 이들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 해도 노조의 자주성이 실질적으로 침해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이번 판결은 부당하게 해직된 노동자의 노동권을 박탈했을 뿐 아니라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교원의 노동기본권을 부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보수 성향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번 판결을 존중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들은 19일 논평을 내고 "전교조 관련 사안으로 교육 현장에 갈등과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법을 지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교육부와 진보 성향 교육감들 사이의 마찰도 예상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 등 진보 성향 당선인 13명은 이번 판결에도 전교조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구시와 경북도교육청이 이번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들은 이달 16일 이미 전교조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를 철회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들은 노조 전임자 복직, 단체협약안 무효화 등 교육부가 요구하는 후속 조치에도 순순히 따르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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