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후 무릎이 아프다며 병원을 찾는 중년의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초기 퇴행성관절염(골관절염)을 앓고 있다. 관절의 물렁뼈(연골)가 약해지거나 닳아서 뼈가 노출되거나, 반월상 연골의 손상 탓에 관절이 아프고 뻣뻣해지는 질환이다.
◆관절 혹사하면 40세 이전에도 발생=대부분 노화 탓에 신체가 마모돼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다친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40세 이전에도 생길 수 있다. 최근에는 선천적 안짱다리, 연골 결함, 관절의 미세한 이상 등을 갖고 태어나는 유전적 요인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뚱뚱한 사람에게 관절염이 잘 생긴다는 증거가 있으며, 다른 종류의 관절염이 있거나 무릎 등을 다쳤던 경우에도 잘 발생한다. 운동선수나 육체 노동자들에게 퇴행성관절염이 잘 발생하는데, 관절을 혹사시켰기 때문이다.
아프거나 관절이 뻣뻣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에는 X-선 검사만으로 알 수 있지만 방사선 사진상 관절염이 심한데도 아무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통계 조사에서 증상이 있는 무릎 관절염은 5.4%, 방사선상 보이는 무릎관절염은 14.9%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처럼 방사선상 관절염이 보여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개인별 증상에 맞는 치료법 적용해야=관절 연골의 퇴행성 변화로 생기는 무릎관절염을 완전히 중단시킬 수 있는 치료법은 아직 없다. 환자가 병을 이해하고 정신적으로 안정하도록 도와주며, 통증을 줄여주고, 관절 기능을 유지시키며, 변형을 방지하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다. 만약 변형이 생긴 경우 수술로 교정하고, 재활치료를 통해 환자가 통증을 느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동기능을 늘려준다.
치료방법은 크게 ▷비약물적 요법 ▷약물적 요법 ▷수술적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비약물적 요법은 관절강화 근력운동 및 굳은 관절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운동, 찜질 등이다. 약물요법은 소염진통제 주사제이며, 수술요법에는 관절경 치료, 절골술, 인공관절 치환술 등이 있다.
수술만 했다고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니고 수술 후 어떤 약물 및 관절운동 요법을 쓸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매우 초기인 경우 비약물적 요법 및 약물요법을 실시하며, 증상이 나아지면 비약물 요법만으로 증상을 예방하는 근육운동 및 스트레칭을 매일 하도록 한다.
◆관절 스트레칭이나 근력강화 중요="어떤 병원에 가면 걸어다니라고 하고, 다른 병원에서는 움직이지 말라고 합니다. 도대체 어떤 게 맞습니까?"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흔히 묻는 질문이다.
관절이 아프면 걷지 못한다. 하지만 운동을 안 하면 관절은 더 뻣뻣해진다. 만약 통증이 심하면, 몸무게가 실리지 않는 관절 스트레칭이나 허벅지 강화운동을 하면 된다.
실내 자전거 페달 돌리기, 물장구치기, 누운 자세에서 무릎 굽히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운동을 통해 단계적으로 근력을 높인 뒤 자전거 타기, 수영, 가벼운 산책, 빨리 걷기 등의 순서로 운동강도를 높여나가면 된다.
휴식도 중요한 치료법 중 하나다. 염증과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염증이 심할 때는 휴식을 취하고, 그렇지 않으면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너무 오래 쉬면 근육과 관절이 굳기 때문에 휴식과 운동의 균형이 중요하다.
경북대병원 정형외과 경희수 교수는 "노화가 더 진행되기 전에 서둘러서 체중을 줄이고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듯이 젊었을 때 지녔던 관절 상태로 다시 되돌아 갈 수는 없기 때문에 뒤늦게 후회해 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며 "운동이나 등산 전에 약 10분 정도 스트레칭 및 관절 주위 근육강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도움말=경북대병원 정형외과 경희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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