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경기에 패했지만 태극 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새벽 응원을 펼친 대학캠퍼스는 그 어느 때보다 붉게 타올랐다.
23일 오전 3시쯤 경산시 영남대학교 주변은 붉은 옷을 입은 20대로 활기가 넘쳤다.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에서 허기를 달래거나 먹을거리를 사 손에 든 사람들은 단체 응원이 벌어지는 캠퍼스로 발걸음을 바삐 움직였다.
붉은 옷을 입거나 머리에 빨간색 불이 들어오는 장식구를 얹은 3천여 명이 돗자리를 깔고 앉은 영남대 노천강당은 순식간에 붉은 물결을 이뤘다.
군인인 박상운(23'대구대 휴학) 씨는 "정기 휴가를 나왔는데 학교 친구들이 함께 대표팀 응원을 가자고해서 이른 새벽에 이곳으로 왔다"고 했다.
오전 3시 40분쯤. 무대에 진행자가 나와 본격적 단체응원에 앞서 분위기를 띄우자 노천강당은 새벽을 깨우는 "대~한민국!" 함성으로 가득 찼다.
경기시작과 함께 절정으로 치솟은 응원은 전반전 대표팀이 연거푸 실점하자 일부는 자리를 뜨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이럴 때 더 크게 응원해야 한다"며 끝까지 대표팀을 향한 응원의 힘을 보냈다.
후반전 들어 대표팀이 골을 만회하자 노천강당 분위기는 반전됐다. 전반전을 마치고 가라앉았던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고 비록 2점차로 끌려갔지만 노천강당 붉은 악마는 포기하지 않고 응원의 목소리 높였다.
득점 기회가 올 때면 "골!"을 외쳤고, 알제리 선수가 시간을 끄는 기색이 보이면 "우~!"라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경기 종료 시간이 다가올 땐 "알제리가 뒷심이 약하다"며 기적을 바라며 대표팀이 끝까지 온 힘을 기울여주길 기원했다.
아쉬움 속에 우리 대표팀이 패했지만, 학생들은 질서 정연하게 자리를 정리했다. 최진영(27) 씨는 "동아리 친구들과 22일 오후 11시부터 있었더니 너무 피곤하다"며 "승부에 연연하기보다는 즐기려고 나왔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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