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뇌 발달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이 되면 한 달이 채 되기 전에 엄마의 배 속에서 아기의 뇌가 발달하기 시작한다. 뇌 발달 초기 단계의 구조인 신경관에서 뇌와 척수가 발달하는데 뇌는 임신에서 생후 1년까지 놀랄 만큼 성장한다. 임신 초기에는 신경세포(뉴런)가 활발하게 생성되고 생성된 뉴런은 이동을 하고 분화, 성숙되는 과정을 거쳐 뉴런들끼리 서로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전달할 수 있는 단계로 성장한다. 즉 뉴런은 줄기와 가지와 가시를 뻗으며 성숙기를 거치고 뉴런들끼리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시냅스를 생성하는데 생후 1년경이 되면 시냅스 생성이 절정에 달한다. 그 후 잘 사용되지 않는 시냅스는 솎아내기를 통해 제거된다. 뇌는 임신한 순간부터 발달하므로 유전적인 정보도 중요하지만 임신 중 산모의 정서와 영양 상태는 태아의 뇌 발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임신 중 신경세포 생성이 멈추지 않거나 세포가 제대로 이동하지 않거나, 가지 뻗기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뇌에서 장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춘기에 있는 아이들은 제2차 성징을 겪으며 심리적으로 예민하고 쉽게 짜증을 내고 자의식이 강해진다. 사춘기는 신체적 변화만 오는 것이 아니라 뇌에도 변화가 많은 시기이다. 뇌의 전두엽 부위에서는 사춘기가 시작되는 시기에도 시냅스 생성이 지속된다. 이미 다른 뇌 영역에서는 솎아내기를 통해 쓰이지 않는 시냅스는 제거되고 자주 사용되는 시냅스가 강화되지만 사춘기를 겪는 아동의 전두엽에서는 시냅스가 여전히 생산되고 제대로 솎아내기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춘기 아동의 행동이 미숙하고 인지기능 또한 정체성을 보이기도 한다. 전두엽의 회질 부피는 사춘기 때 절정에 달했다가 사춘기가 지나면서 줄어들고 백질의 부피는 늘어난다. 사춘기 동안 다소 둔화된 전두피질의 발달은 이후 청소년기 동안 빠르게 발달한다. 그러나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난 혈기왕성한 청소년들도 세월을 비켜갈 수는 없다.

시간이 더 흐르면 흰머리가 희끗희끗하고 눈도 침침하고 몸은 예전만큼 재빠르지 못하고 주의도 쉽게 분산되고 기억력도 영 떨어진다. 노화이다. 뇌에서 노화가 시작되면 반응속도가 젊은이를 따라갈 수가 없다. 반응속도가 느려지면 시간적 제약이 가해지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의 양도 줄고 인지처리 속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감각 기능에도 변화가 온다. 주변에서 받아들이는 정보를 지각하는 능력이 저하되고 자극에 대한 반응도 느리다. 작업기억력이 떨어지고, 머릿속에는 떠오르는데 입 밖으로 인출이 잘 되지 않는다. 억제 능력이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어휘력은 나이에 별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태양도 뜨면 지게 되어 있다. 우리의 뇌도 이러한 발달 단계를 거친다.

윤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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