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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TV·휴대전화 생산↓…구미산단 앞날은?

LG·삼성 협력업체들, 주문량 감소 "경영난" 하소연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구미 국가산업단지 생산물량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TV와 휴대전화의 생산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구미산단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LG, 삼성 협력업체들은 주문량 감소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하소연들을 쏟아내고 있다.

◆TV 패널 및 휴대폰 생산라인 축소

LG전자 구미사업장 A3공장의 PDP TV 패널 및 모듈 생산라인이 올 연말 내 폐쇄될 예정이다. 평판 TV시장에서 PDP가 해상도'전력소모량 등에서 LCD, LED에 밀려 시장 규모가 줄어든 데 따른 단종 조치다. LG전자 TV사업 부서인 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는 내년 PDP TV 신제품 출시 계획을 잡아놓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올해 생산한 재고가 소진되면 LG 브랜드의 PDP TV는 시중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LG의 PDP TV 매출 규모는 연간 1조원 정도여서 협력업체들의 매출 감소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구미사업장은 2001년 PDP TV 시장에 진출해 한때 패널 및 모듈 공장을 A1'A2'A3 등 3개나 운영했었다. 그러나 LCD에 밀려 PDP 시장 규모가 줄어들자 A1 공장은 태양전지 사업으로, A2 공장은 휴대폰 액정 생산라인으로 이미 전환했다. A3 공장의 PDP TV 패널 및 모듈 생산라인 폐쇄에 따른 생산품목 전환 계획은 아직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LCD TV 등 대형 사업부문의 상당수도 3, 4년 전 구미에서 평택으로 이동한 상황이어서 협력업체들의 주문량 감소는 더 커질 전망이다.

LG전자 구미사업장 한 관계자는 "PDP TV 생산라인 폐쇄는 TV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PDP 생산라인만 없어지는 것이지 기존의 LCD'LED TV 생산라인은 그대로 가동되며, 조만간 PDP 생산라인의 빈자리는 다른 생산품목이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생산물량도 해외 생산비중이 늘어나면서 구미의 생산량은 갈수록 줄고 있다.

국내 유일의 삼성 휴대전화 생산기지인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의 휴대전화 생산량은 2007년 8천400여만대에서 올해는 3천500여만대로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베트남, 중국 등지에 대규모 생산기지가 건립되면서 생산물량이 대거 이동했기 때문. LG도 최근 베트남에 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등 베트남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구미의 LG, 삼성 협력사들은 구미보다는 베트남 등지로 사업 투자를 늘려 구미 지역 2'3차 협력업체들의 주문물량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생산량 감소는 고용 감소, 영세 상인들의 영업난 등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실정이다.

◆구미산단의 미래는

그러나 업종 다각화 바람, 국가산업단지 확장 등은 새살이 돋는 사례로 평가받아 구미산단의 미래가 암울한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구미 4산단에는 독일'미국 등의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잇따라 입주하고 있고, LG전자'LG실트론'산코코리아 등은 태양광산업을, PCT'도레이BSF'델코'포스코ESM 등은 2차전지산업에 대한 투자 속도를 내 모바일'디스플레이산업 중심인 구미산단이 자동차부품'광학'첨단의료기기'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으로 업종 다각화 바람이 일고 있다. 또 구미 4산단 확장단지(24만6천㎡)와 구미 5산단(93만㎡) 조성공사 등 산업단지 면적이 늘어나는 점도 희망적이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늘어 구미산단이 영세화된다는 지적들이 있긴 하지만 구미산단 내 입주기업 및 근로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구미산단 입주기업 및 근로자 수는 2007년 1천36개사 7만3천311명, 2009년 1천143개사 7만5천489명, 2011년 1천764개사 8만9천515명, 지난해말 1천984개사 9만7천238명으로 늘고 있다.

LG'삼성 협력업체 및 지역 경제전문가들은 "구미산단 생산량의 절대비중을 차지하는 TV'휴대전화 생산량 감소는 구미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수 밖에 없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구미에 대기업 투자를 늘리고, 해외진출 기업의 유턴, 업종 다각화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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