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수역에서 조업하려는 중국 어선들이 대거 동해를 지나면서 울릉도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어선의 조업이 동해안 어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중국 어선 3척이 북한과 러시아 해역에서 조업하기 위해 이동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564척이 동해안을 따라 북상했다. 지난해는 6월 말까지 343척이 이동했다. 이달 말까지 북상할 배를 감안하면 지난해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북한은 2004년부터 중국 어선의 동해 북한수역 조업을 허용하며 입어료를 챙기고 있다. 처음엔 300척 수준이던 것이 지난해 1천326척에 이르는 등 최근 많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동해안 어민의 오징어 어획량이 반 토막 났다. 울릉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울릉수협에 따르면 지난 2002년에 8천731t이던 오징어 어획량이 2011년에 3천585t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2012년과 지난해에는 2천t에도 훨씬 못 미칠 정도로 줄어들었다.
중국 어선의 조업방식도 문제다. 이들은 대형 어선을 동원해 저인망 그물로 싹쓸이 조업을 한다. 일년생 회유 어종인 오징어떼는 7~9월쯤 동해 북방해역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데, 그럴 틈도 없이 그 길을 함께 따라 내려오며 싹쓸이하다시피 낚아채 가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어선이 우리 수역까지 내려와 불법조업을 하거나 우리 어민의 어구를 파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기상악화로 중국 어선들이 울릉도 연안에서 피항한 뒤 기상청의 해저지진계가 고장 나고 해양심층수 취수관이 유실되는 등 중국 어선으로 인한 피해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동해해경은 올해도 1천여 척 이상의 중국 어선이 북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해경은 중국 어선의 이동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주요 거점별로 경비함정을 중점 배치해 릴레이식 경비를 강화하는 한편 해상교통관제센터(VTS) 등과 위치정보를 교환하는 등 입체적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울릉도 어민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한 어민은 "중국 어선의 무차별적 조업으로 동해안 전체가 황폐화되고 있다"며 "수산자원 보호와 어업인 피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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