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진흙탕 당 대표 경선, 새누리당에 미래는 있나

새누리당의 대표 경선에 출마한 서청원'김무성 의원의 '진흙탕 싸움'이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두 의원은 경선에 출마하면서 똑같이 변화와 혁신을 내걸었다. 그러나 이들의 실제 행동에서는 변화와 혁신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대신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비방은 물론 지지세력 부풀리기와 줄 세우기에다 여론조사 조작 논란까지, 구태정치의 완벽한 재연이다.

선거는 뜨거워야 한다. 냉랭하거나 뜨듯 미지근한 선거는 후보자나 선출권을 가진 사람 모두 맥빠지게 한다. 그러나 그 전제는 정책과 비전의 대결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뜨거운 선거는 상대방에 대한 비방과 세(勢) 대결 일변도로 흐를 수밖에 없다. 바로 서'김 두 의원이 보여주고 있는 바다. 이런 선거는 국민의 무관심, 나아가 환멸까지 불러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새누리당 대표 경선은 '그들만의 선거'로 전락하게 된다. 지금이 바로 그 형국이다.

이를 보다 못한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이 들고일어났다. 이들은 23일 '전대쇄신추진모임'을 결성하고 '소모적 비방' '줄 세우기' '단체식사를 포함한 세몰이' 등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의 행동에는 당 대표 경선이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국민의 외면을 받게 되는 것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여부를 사실상 결정할 7'30 재보선, 나아가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도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그대로 묻어난다. 서'김 두 의원이 이런 위기의식을 얼마나 공유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새누리당은 6'4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비겼다. 세월호 참사로 정부'여당의 총제적 무능이 백일하에 드러난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이 정도 성적은 '선방'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이 새누리당이 예뻐서 그렇게 구제해준 것은 절대 아니다. 그 메시지를 마음에 깊이 새겼다면 달라져야 한다. 그러나 당 대표 경선은 그 반대로 가고 있다. 이런 정당에 국민이 다음 번에도 지지를 보내줄지 의문이다. 말로는 혁신과 변화를 외치면서도 체질은 그대로인 정당에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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