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과 벨기에가 맞붙는 상파울루는 남미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한국 동포가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상파울루 무역관에 따르면 교민의 수가 5만~6만 명을 헤아린다. 경기가 치러질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대~한민국'을 기대할 만하다.
사실 한국은 러시아와의 1차전(쿠이아바), 알제리와의 2차전(포르투 알레그리)에서 응원 덕을 크게 보지 못했다. 교민이 많지 않은 도시인 데다가 한국'미국 등지에서 온 '붉은 악마''교포 응원단의 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북과 같은 응원도구의 경기장 내 반입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태극전사들에게 기를 불어넣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상파울루에서는 교민들이 대거 직접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구(64) '월드컵 범한인 지원위원회' 위원장은 25일 "약 2천 명 이상의 교민들이 벨기에전 입장권을 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대표팀이 반드시 승리하도록 목청껏 응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많은 교민'주재원들이 모처럼 만의 모국 국가대표팀 경기를 참관할 생각이었지만 표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KOTRA 관계자는 "현지 여행사들이 입장권 구매 예약을 받은 뒤 정작 표를 구해주지 못한 경우가 많아 항의사태가 발생할 정도였다"며 "표를 사지 못해 많은 교민이 애만 태웠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벨기에전 암표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교민 안모(46) 씨는 "정상 가격이 90달러 정도인 C석을 4배 넘는 400달러에 샀다"며 "비싸기는 해도 대표팀이 뛰는 모습만 봐도 기쁠 것 같다"고 했다.
월드컵 범한인 지원위원회는 경기장에 가지 못하는 교민들을 위해 거리응원전도 대규모로 마련한다. 한인타운이 형성돼 있는 봉헤치로 지역의 한인학교 등 상파울루 도심 3곳에 2천 명가량이 모일 예정이다. 이민 38년째라는 박남근(64) 상파울루 한인회장은 "뜻있는 교민'주재 상사의 지원을 받아 대형 전광판과 무대를 설치하고 치어리더가 벨기에전 응원을 이끌 것"이라며 "승패를 떠나 열심히 즐기며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브라질 전체 교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파울루 교민들은 상당수가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다. 1970년대 초반 동대문시장에서 봉제업을 하던 사람들이 브라질 이민을 오면서 뿌리를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인들이 만든 옷은 솜씨가 좋아 현지에서 인기가 아주 높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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