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이하 혁신도시)는 지역 경제 성장의 새로운 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내년이면 공공기관 이전을 모두 끝내고, 우수한 교통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 성장 동력 역할을 하게 된다. 나아가 공공기관의 이전을 바탕 삼아 산'학'연 클러스터를 활성화해 대구 미래성장의 중추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전체공정 99%…부지 조성 끝내
혁신도시는 대구 동구 신서동 일대 421만6천500여㎡ 부지에 사업비 1조4천500억원을 투입해 조성되고 있다. 이곳은 11개 공공기관을 비롯해 인구 2만2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신도시다. 2007년 3월 공사를 시작해 내년 하반기에 공공기관 이전을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3공구로 나눠 공사가 진행 중인 혁신도시는 전체 공정률이 99%로 부지조성 막바지에 와 있다. 이전 기관들이 들어올 1공구(58만5천㎡)와 첨단의료복합단지와 공동주택이 들어설 2공구(196만2천㎡)는 100%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공동 및 단독주택, 상업용지가 들어설 3공구(166만9천㎡)는 97%가량 공사가 진행된 상태다.
부지 조성이 사실상 끝남에 따라 혁신도시 성공의 주춧돌인 공공기관의 이전도 내년 하반기에는 마무리될 전망이다. 대구로 옮겨올 기관은 모두 12개로 이 중 11개가 혁신도시에 자리 잡는다. 중앙 119구조대는 달성군 국가과학산업단지에 둥지를 튼다.
한국감정원은 지난해 9월 전국 10개 혁신도시 이전 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개청식을 열었다. 한국감정원의 신사옥은 지하 1층, 지상 13층(연면적 2만1천838㎡) 규모로 조성됐다. 이 사옥은 태양광 발전설비와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 고효율 LED 조명기구 등을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대구 중구 전동에 있던 대구경북지방병무청도 같은 달 혁신도시로 청사를 이전해 업무를 시작했다. 달서구 죽전동에 있던 징병검사장도 지난해 12월 말 신청사에 합류했다. 이후 다른 기관들의 이전도 잇따랐다. 지난해 10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입주했고, 올해 1월 한국산업단지공단, 4월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이사를 마쳤다. 현재까지 5개 기관, 800여 명의 종사자가 업무를 보고 있다.
나머지 기관들은 늦어도 내년 하반기까지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한국가스공사, 신용보증기금이 올해 중 개청하고, 한국정보화진흥원과 중앙교육연수원, 한국장학재단도 내년 상반기에 이전을 마칠 예정이다.
◆수성구까지 10분·대곡은 30분
신서혁신도시의 최대 장점은 사통팔달의 교통망이다. 영남권 내륙 중심도시인 대구는 KTX와 각종 고속도로 등 광역교통망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특히 구미(전자)와 포항(철강), 울산(자동차'조선'석유화학), 창원(기계), 부산(국제항구) 등 산업단지와 1시간 이내 거리에 있다. 경부고속철도로 가면 서울은 1시간 40분, 대전은 5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혁신도시에서 자동차로 20분이면 대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김해국제공항도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1시간 거리에 있다.
혁신도시와 대구 내 도심을 잇는 도로도 촘촘히 연결돼 있다. 최근 혁신도시 진입도로 4곳이 모두 뚫렸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도시철도 1호선 안심역과 혁신도시 동쪽 끝을 잇는 도로(4차로, 0.5㎞) 공사가 끝났다. 율하역~대구의료 R&D지구 사이 도로(6차로, 1.6㎞)와 반야월역~혁신도시(4차로, 1.2㎞), 각산역~혁신도시(6차로 0.9㎞) 등의 도로도 개통했다.
이들 진입도로를 통해 범안로를 이용하면 수성구 지산범물지역까지 10분, 달서구 대곡지구까지 30분이면 도착한다. 경산 하양은 10분, 영천도 30분 안에 도달할 수 있다. 더불어 도시철도 1호선이 하양까지 연장되면 하양읍과 와촌면 일대에 조성 중인 경산지식산업지구와도 연결된다. 경산지식산업지구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기계부품 특화단지와 첨단 메디컬신소재단지 등이 추진되고 있다.
◆지역대학과 채용 네트워크
공공기관이 안착하고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면서 혁신도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구가 줄어들고 경제가 위축되는 등 침체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혁신도시는 지역 대학과 학생에게 기회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달 24일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들은 영남대에서 합동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기여를 현실화한 것이다. 이날 설명회에는 대구경북의 9개 공공기관과 지역 24개 대학이 참여했다. 이들 공공기관은 14개 지역대학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지역인재를 채용할 때 우대할 방침이다. 대학들은 공공기관의 전문 인력을 강사 등으로 활용하는 등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역기업에도 혁신도시는 좋은 기회다. 특히 지역의 IT'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지난해와 올해 이전 공공기관들의 정보화 사업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10개 기업이 6개 공공기관의 정보화 사업에 참여하면서 179억원의 실적을 거두었다. 지역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퓨전소프트는 15억원 규모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에듀넷 서비스' 위탁 운영 업체로 선정됐다. 포위즈시스템은 '에듀팟 응용 소프트웨어 유지보수'기능개선'과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시스템 개발' 등 4건의 사업(총 7억원)을 맡게 됐다.
배헌식 대구시 혁신도시지원단장은 "시내버스와 경부고속철도 증차 등 이전 기관 직원들의 생활불편 해결부터 일자리 창출까지 혁신도시가 안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전 공공기관,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의 특성과 연관된 기업을 유치해 혁신도시가 미래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혁신도시=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의 이전과 해당 기관 직원의 이주로 건설하는 신도시를 말한다. 신서혁신도시의 경우 2009년 첨단의료복합단지까지 유치했다. 이로써 신서혁신도시는 이전 공공기관 및 첨단의료복합단지가 들어설 '혁신첨단 의료 복합지구', 각종 기업들이 들어설 '혁신클러스터(의료 R&D지구)', 거주지와 상업지역 등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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