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웠다'고 말하기에는 아쉬운 대목이 많다. 조별리그 3차전 벨기에전에서 16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전반 45분 벨기에의 미드필더 드푸르가 김신욱의 정강이를 밟는 거친 파울로 퇴장을 당한 이후 수적 우위(11대10)에도 불구하고 그전보다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였다.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스는 물론 골결정력까지 보여주지 못했다. 수적 우위가 있었던 후반전보다 전반전 플레이가 더 역동적이었고, 선수들의 투혼을 엿볼 수 있었다.
벨기에전에서 선발 출전에 변화를 준 것은 잘했다. 원톱으로 장신의 김신욱을 세우고, 골키퍼도 정성룡 대신 김승규에게 기회를 줬다. 두 선수 모두 팀플레이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제 역할 이상을 해줬다. 김승규는 앞으로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후반전에 골이 터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벨기에의 역습에 경기의 주도권을 내준 것은 아쉽다. 홍명보 감독이 후반전 전략으로 공격-수비라인을 전진시켜, 보다 공격 위주의 축구를 했다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홍명보호는 총체적으로 실패했다. 아시아 국가들이 모두 탈락하며 세계 축구의 벽을 실감했다고 하지만 한국은 일본이나 이란, 호주에 비해서도 좋지 못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홍명보호는 세월호 침몰 등으로 기운이 빠져 있는 우리 국민에게 이겨서 희망을 주거나 지더라도 감동을 줬어야 했다. 그것이 스포츠의 힘이다. 2002년과 2010년에 경험했듯이, 월드컵을 통해 떨어진 국가 사기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조별리그 3경기를 냉정하게 분석하면, 한국의 전반적인 경기력 부재를 실감할 수 있다. 철저히 반성하고, 한국 축구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국내 프로리그인 K리그부터 활성화해야 한다. 경기 결과보다는 내용에서 관중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축구 저변도 확대시키고, 유소년 축구에도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메시나 호날두 같은 특급 골잡이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백종철 대구FC 전 감독 cjf13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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