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사라지는 언어

에야크(Eyak)는 미국 알래스카 남중부의 태평양 연안 쿠퍼 강 하류 일대의 작은 지역이다. 2008년 1월 이곳 출신인 메리 스미스 존스가 사망했다.'붉은 천둥 구름'(Red Thunder Cloud)으로 알려진 카를로스 베스테즈는 1996년 1월 사망했다. 그는 미국 남 캐롤라이나 주의 록힐 인근에 살던 인디언인 카토바(Catawba) 족이었다. 이들이 사망함으로써 인류는 에야크어(語)와 칸토바어를 잃었다. 이들이 두 언어를 사용한 마지막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민속언어 사이트 '에쓰놀로그'(http:// www.ethnologue. com)에 따르면 2011년 현재 전 세계 68억여 명이 7천108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어가 11억 9천700만 명으로 가장 많고, 스페인어(4억 1천400만 명), 영어(3억 3천500만 명) 순이었으며, 한국어는 7천720만 명으로 13위였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지정한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중국어, 아랍어, 일본어, 독일어, 한국어, 포르투갈어 등 10개 국제공개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29억 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42.6%였다. 반면 현재 소멸 중이거나 심각한 소멸 위기의 언어는 2천434개로 추정했다.

문제는 소수민족 언어다. 이미 5년 전인 2009년 유네스코의 소멸 위기 언어 연구 프로젝트 보고서는 소수민족의 언어 2천500여 개가 심각한 소멸 위기며 199개 언어는 사용자가 10명도 안 돼 곧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민간 환경재단 월드워치 연구소도 '세계 언어 소멸 실태 보고서'를 통해 2100년까지 6천 개 이상의 언어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언어 소멸 원인은 여러 가지다. 아프리카 등에서처럼 전쟁을 통한 대량 학살, 자연 재해 등으로 특정 언어를 사용하는 부족이 크게 줄거나, 아메리카 원주민처럼 오랜 기간 강국의 지배에 동화되면서 고유 언어를 사용하지 않아서다. 또 영어와 중국어의 확산도 주원인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최근 세계자연기금(WWF) 네덜란드 지부는 '생물'문화 다양성' 보고서에서 언어의 소멸이 동식물 종의 멸종과 유사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언어의 개수가 줄어들수록 종의 다양성도 줄어든다는 뜻으로, 이는 언어가 사라지는 것을 막는 일이 인류의 생존과 맞물려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장과 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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