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면역력 떨어진 몸속에 균 퍼져, 치사율 50%…비브리오패혈증 주의보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어패류로부터 감염되는 비브리오 식중독 주의보가 내려졌다.

최근 전남에서는 비브리오패혈증 의심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던 50대 환자가 숨졌다. A(56) 씨는 고열과 복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악화됐다. 여름철 단골손님인 비브리오 관련 질환은 올해 전남에서 첫 발생한 데 이어 충남과 전북 지역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비브리오패혈증과 장염 비브리오 식중독은 원인균이 똑같다. 보통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먹으면 배탈이나 설사 등 장염에 걸리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이들의 몸속으로 들어오면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패혈증으로 진행된다. 패혈증의 경우 치사율이 40~5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비브리오균은 바닷물 온도가 15℃ 이상이면 증식하기 시작해 20~37도에서 확산 속도가 절정에 이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장염 비브리오 식중독 55건 가운데 81.8%가 7~9월에 집중됐다. 장염 비브리오 식중독은 2010년 18건 223명에서 2011년 9건 133명, 2012년 11건 195명이 감염됐다. 지난해에는 5건 40명이 감염됐다.

따뜻한 바닷물에 살던 비브리오균은 어패류나 연체동물의 표피, 내장, 아가미 등에 숨어 있다가 칼이나 도마 등을 타고 들어와 식중독을 일으킨다. 특히 생선회나 초밥, 조개, 오징어 등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충분히 익히지 않을 경우 식중독의 원인이 된다. 또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도마와 칼, 행주 등 조리기구나 조리자의 손에 의해 2차 오염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비브리오균은 5도 이하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고 민물에서는 급격히 죽는다. 또 다른 식중독균에 비해 열이나 산성에 약하다.

따라서 비브리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선한 어패류를 구입해 당일 먹되, 5도 이하에서 냉장 보관해야 한다. 어패류를 손질하기 전에는 반드시 수돗물로 충분히 씻고, 칼과 도마 등 조리도구는 전처리용과 횟감용으로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사용한 조리도구는 70~80도의 뜨거운 물로 세척 후 잘 말려서 2차 오염을 막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어패류를 날로 먹는 것을 피하고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해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어패류를 취급하는 업소에서는 수족관 물을 자주 교체해 내'외부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한 번 사용한 무채나 천사채 등은 다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중독 없는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관리와 음식물 조리'보관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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