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방암 수술 후 유방재건술

등·아랫배 조직 이식…심리적 충격도 확 줄인다

원래 유방 모양을 되찾아주는 유방재건술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심리적인 충격과 신체적 불균형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방암 치료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경북대병원 제공
원래 유방 모양을 되찾아주는 유방재건술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심리적인 충격과 신체적 불균형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방암 치료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경북대병원 제공

유방암은 육체적인 고통만큼이나 정신적인 충격이 큰 병이다. '여성성'에 대한 상실감 때문에 공중목욕탕이나 수영장에 가기를 주저하게 되고, 대인 관계나 부부 사이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한국유방암학회가 조사해 보니 유방암수술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세 이전의 젊은 환자들의 경우 수술로 인한 외모 변화와 불임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원래 유방 모양을 되찾아주는 유방재건술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심리적인 충격과 신체적 불균형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방암 치료의 필수 요소로 꼽히고 있다.

◆자가조직'보형물 이용해 재건

유방재건수술은 크게 자가조직을 이용하는 방법과 보형물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자가조직을 이용한 방법은 본인의 등이나 아랫배의 조직을 활용한다. 많은 조직이 필요할 경우 배에서 조직을 떼어내고 양이 적으면 등에서 떼내 이식하는 식이다.

등 주위 조직을 이용할 경우 등 쪽에 있는 광배근의 일부와 피부를 함께 옮겨준다. 한국인과 같이 일반적으로 유방의 크기가 크지 않은 경우에 비교적 손쉽게 자연스러운 형태의 가슴을 만들 수 있다. 복부조직을 이용하는 경우 지방과 피부조직의 양에 따라서 비교적 큰 유방을 재건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 처진 뱃살을 줄여주는 복부 성형술의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 자가조직을 이식하면 모양이 자연스럽고 수술 결과가 좋은 편이다. 또 유방암수술 후 방사선 치료도 가능하다. 하지만 수술 시간이 길고 조직을 떼어낸 자리에 흉터가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보형물을 이용하는 방법은 수술이 간단하고 흉터가 없으며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유방 절제 시 피부를 보존할 수 있는 경우에는 한 번에 보형물을 넣어서 유방을 재건할 수 있다. 유방 절제 후에 남은 피부와 보형물의 삽입 공간이 부족할 때는 조직 확장기를 넣어 단계적으로 피부를 늘린 뒤 실리콘 보형물을 넣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보형물을 이용하는 경우 삽입한 보형물이 터질 수 있고 방사선 치료를 할 경우 유방이 오그라드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유방암 치료에 유방 전체를 절제하지 않고 부분절제를 하는 유방보존수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부분절제를 한 경우에는 남아 있는 유방조직이나 유방 이외의 자가조직으로 유방을 재건하기도 한다. 특히 가슴의 크기가 작은 환자의 경우 부분 절제 후에 사라진 부분을 남아 있는 유방조직으로 해결하거나 유방 이외에 주위의 자가조직으로 재건하는 방법이 있다. 특히 동양인과 같이 가슴 크기가 작은 환자의 경우 부분 절제 후에 사라진 부분이 크면 주위의 여러 가지 피부판을 이용하여 잘라낸 만큼 채워주면 미용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칠곡경북대병원 성형외과 양정덕 교수는 "유방재건수술은 유방의 크기, 모양 및 전신 상태와 유방암 절제 시의 수술 방법 등에 따라서 결정하기 때문에 수술 전에 성형외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가장 알맞은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술 전 모습,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까

유방재건술이 발달함에 따라서 다양한 재건수술 방법을 통해서 수술 전 모습으로 복원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유방 절제 시에 유방조직을 덮고 있는 피부를 보존하는 피부 보존 유방절제술이 많이 시행되면서 미용적으로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재건한 유방의 반대편 가슴 모양도 중요하기 때문에 양쪽 유방의 균형을 위해서 다른 쪽도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양 가슴이 대칭을 이룰 수 있도록 반대쪽 가슴의 밑 주름선 위치와 유두, 유륜의 높이 등 수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유방재건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유두다. 유두가 갖는 정신의학적 측면 때문이다. 유두 재건은 가슴 표면에 입체적인 구조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원하는 모양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유방재건술을 한 지 3~6개월 후에 유방의 피부를 모아서 만들거나 반대편 유두에서 일부를 잘라 이식해 만들어 준다. 유방 조직을 이용할 경우 방향이나 위치 조정이 가능해 대칭을 만들기 쉽고 만든 유두가 괴사할 위험이 적다. 수술 초기에는 다소 부자연스럽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는다.

유방절제술 후 방사선 치료가 예정되어 있는 환자는 유방재건 시에 같이 시행하는 것이 좋다.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유두 재건을 할 경우 혈액순환이 나빠 괴사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자가조직을 이용하여 유두를 다시 만든 경우 감각이 예민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 시에 통증으로 인한 불편함은 크지 않다. 또 유두 주위 유륜 부위는 유두 재건 후에 문신으로 색을 넣어 주거나 피부 이식으로 만들어 준다. 이때 색깔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염료를 잘 선택하는 점도 중요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비싼 수술 비용이다. 대학병원의 경우 수술 비용이 1천만원을 훌쩍 넘기 때문이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1천500만~2천만원대에 이른다. 그러나 아직 유방재건술은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금융감독원이 실손 의료보험은 유방재건술 비용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해 환자의 부담이 줄었다.

도움말=칠곡경북대병원 성형외과 양정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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