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브라질 '골대 행운'…칠레와 승부차기 끝 8강행

또 남미 콜롬비아와 맞대결

브라질의 명장 루이스 스콜라리 감독은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16강전 첫 대결에서 같은 남미의 칠레를 피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칠레가 B조 조별리그에서 스페인을 2대0으로 제압하는 등 막강 전력을 과시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브라질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칠레를 꺾고 8강에 올랐으나 이번에는 같은 남미의 콜롬비아가 브라질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의 조 편성은 공교롭게도 브라질과 칠레, 콜롬비아, 우루과이 등 남미의 4개 팀이 4강 진출을 다투게 되어 있다. 개최국으로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로서는 남미대륙의 산 한 개를 더 넘어야 4강에 오를 수 있다. 콜롬비아는 이번 월드컵 남미지역 예선에서 칠레(3위)보다 한 계단 앞선 2위를 차지하며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브라질이 29일 오전 1시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대회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대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의 선방에 힘입어 3대2로 힘겹게 승리했다. 브라질은 이날 우루과이를 2대0으로 꺾은 콜롬비아와 7월 5일 4강 진출 다툼을 한다.

브라질은 1998년 프랑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16강전에서 큰 어려움 없이 칠레를 따돌렸으나 이번에는 혼쭐이 났다. 패배 일보 직전까지 몰렸으나 세자르의 선방과 번번이 칠레의 골을 막아준 골대 덕분에 기사회생했다.

네이마르(바르셀로나)를 앞세워 공격에 나선 브라질은 칠레의 단단한 수비 조직력과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바르셀로나)의 선방에 막혀 진땀을 뺐다. 브라질은 그러나 먼저 득점했다. 전반 18분 네이마르가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치아구 시우바(파리 생제르맹)가 머리로 받아넘겼고, 이를 다비드 루이스(파리 생제르맹)가 다리로 밀어 넣어 먼저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칠레는 브라질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금세 맞불을 놨다. 전반 32분 에두아르도 바르가스(발렌시아)가 브라질 진영 깊숙한 곳에서 헐크(제니트)의 공을 빼앗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알렉시스 산체스(바르셀로나)에게 찔러줬다. 산체스는 오른발로 공을 밀어 넣어 1대1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연장전까지 가려지지 않은 양팀의 승부는 잔인한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칠레가 1, 2번째 키커인 피니야, 산체스가 실축해 패색이 짙었으나 브라질 역시 2번째 키커인 윌리안(첼시), 4번째 키커 헐크가 승부차기에 실패했다. 칠레 4번째 키커인 마르셀로 디아스(바젤)가 골을 넣으면서 양팀이 2대2로 맞섰다. 승부는 5번째 키커에서 판가름났다. 브라질의 5번째 키커 네이마르는 가볍게 승부차기에 성공했다. 반면 칠레는 곤살로 하라(노팅엄 포레스트)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8강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콜롬비아는 이날 오전 5시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우루과이를 2대0으로 누르고 사상 처음으로 8강에 진출했다. 콜롬비아는 앞서 4차례 본선에 출전, 1990년 이탈리아에서 16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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