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있을 일들을 생각하면 가슴 설레기도 하고, 못다 한 일들 때문에 아쉽기도 합니다."
대구시 최고의 외부 영입 인사라는 찬사를 받던 강병규 감사관이 30일 대구시를 떠난다. 회계사로 회계법인을 운영하다 개방형 직위로 2010년 9월 첫 임용된 지 3년 10개월 만이다. 임용 당시는 2년 계약의 4급으로 시작했지만 탁월한 업무 처리 능력을 인정받아 2년 재계약했다. 지난해 9월엔 3급으로 승진했다. 또 재공모를 거쳐 2015년 8월까지 근무하기로 다시 계약했지만 김범일 시장의 퇴임에 맞춰 함께 시를 떠나게 됐다.
그는 "공직사회 혁신과 제도 개선을 위해 계획했던 일들이 있는데 못하고 가서 아쉽기도 하고, 임기가 내년 8월까지인데 약속을 못 지킨 책임감에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며 "4년 가까이 손을 놓았던 본업을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직 이유를 밝혔다.
강병규 감사관의 최대 업적은 뭐니뭐니해도 돈 먹는 하마였던 '범안로 민자사업'을 바로 잡은 것이다. 그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민자사업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분석했고, 이를 범안로에 적용해 대구시의 재정 부담을 2천억원 이상 줄였다. 이후 전국에서 이 사례를 벤치마킹해 서울메트로 9호선이 3조5천억원, 거가대교는 5조원을 절약하게 됐다.
그는 "냉정하게 얘기하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금까지 민자사업자들에게 속았다"며 "이들은 정부나 지자체가 재정사업으로 추진할 때 예상되는 사업비의 몇 배를 더 받아챙겨 엄청난 초과 이윤을 챙겼다"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대구사격장의 고질적 문제 해결 및 활성화, 대구뮤지컬전용극장 건립 만류 등 많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구시 내부에서도 강 감사관에 대한 신뢰가 컸다. 김 시장은 '전국에서 가장 성공한 개방형 직위 인사', '내가 한 인사 중 최고'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4년 가까이 감사관으로 일한 그는 대구시 공무원에 대해 "밖에서 보는 것보다 투명하고 청렴하며 열심히 일하고 능력도 있다"고 평가했다. 특정 업무, 특정인에 의한 부정이나 비리 가능성은 있지만 옛날처럼 구조적'관행적 비리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객서비스 마인드 부족 등은 여전히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강 감사관은 "대구 공직사회는 제대로 된 방향 제시와 교육만 뒷받침되면 시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존경받을 수 있다"며 "잘 끌어주면 정말 몸 던져 일할 공무원이 많다"고 했다.
함께 일했던 시 공무원들에게 따뜻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그는 "행정은 시민으로부터 권한과 재원을 위임받은 것인 만큼 시민을 편안하고 안전하며 잘 먹고 잘 살도록 하는 게 행정의 목적"이라며 "공직은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임을 한시도 잊지 말고, 시민으로부터 사랑받으려는 노력을 좀 더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구시민은 대구의 부활을 갈망하고 있고, 권영진 신임 시장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새 시장을 중심으로 전 공무원이 똘똘 뭉쳐 정말 죽을 각오로 일해 대구의 변화와 발전을 꼭 이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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