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서민경제의 새로운 기운이 돌기 시작한다

흔히 경제는 살아있는 생물로 비유된다. 사람의 혈액처럼 경제도 돈과 상품이 순환되면서 생산, 분배, 소비, 생산으로 이어지는 물질적 재생산을 계속 되풀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기업과 가계 간, 기업 간, 생산재 산업과 소비재 산업 간에도 끊임없이 순환을 하고 있다.

'스타벅스' 커피숍을 간다고 할 때 우리는 원하는 커피를 구입하고 돈을 지불하게 된다. 이 돈은 커피숍의 수입이 되고 직원의 임금이나 점포 임대료 등으로 나가게 되면서 돈이 순환된다. 이처럼 경제는 생산된 것이 소비되고 다시 그 소비가 투자와 생산을 자극하는 순환과정이라 볼 수 있다.

올해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테크노폴리스 내 40여 개 기업체 공장이 건축되면서 주변 아파트 및 상가 등이 공급, 건설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이들 기업체에서 근로자를 대규모로 채용하면서 본격적으로 공장가동과 함께 생산 활동이 이어져 산업생산 증대를 가져올 것이다. 즉 건설투자, 고용, 산업생산으로 이어지는 경제선순환이 테크노폴리스를 중심으로 3년 정도 지속되어 지역경제는 기지개를 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4, 5년 뒤 인근 국가산업단지에 기업들의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면서 테크노폴리스와 같은 경제선순환과정을 통해 지역경제를 역동적으로 이끌어가게 될 것이다. 대구 달성발 건설경기 호조가 일자리 창출, 산업생산 증대와 함께 유통업 및 상업에 영향을 미쳐 동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이시아폴리스, 혁신도시, 성서 4차 및 5차 산업단지가 개발되면서 2004~2007년 부가가치액 기준으로 건설업 비중이 7.3%에서 8.5%로 1.2%p 증가했다. 이는 내수 진작으로 이어져 지역 내 총생산이 16.6% 증가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처럼 산업단지 구축을 통해 건설투자가 건설인력 고용으로 이어지고 임금이 소비로 촉진되는 경로를 거쳐 재화와 서비스의 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제조업, 유통업 등 타 산업 간 유기적인 상호작용으로 지역경제가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현재 지역경제는 세월호 사태 이후 소비심리 위축으로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건설경기 호황과 이에 따른 제조업 성장으로 원활한 경제순환이 이루어진다면 유통업의 활기를 촉진시켜 서민경제는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대구는 타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대규모 사업들이 진행 중에 있다. 특히 달성군에 조성되는 지역 최초 국가산업단지는 낙동강 신산업벨트의 중심지로 고용 확대 및 지역내총생산(GRDP)의 향상을 주도할 것이고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의료산업의 실리콘벨리'로서, 고급인력의 유치를 통해 첨단의료산업의 허브로 기능하여 미래성장동력원이 될 것이다.

향후 수성의료지구 조성, 3공단 및 서대구산단 등 노후산업단지 리모델링을 통해 청년층 선호가 높은 디자인, SW, IT, 뷰티, 문화콘텐츠 등 도시형 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여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그동안 대구는 도시 전반적인 침체기를 겪어왔다. 1990년대 이후 섬유산업을 필두로 한 제조업의 위축은 곧바로 서비스업의 동반침체를 가져와 일자리 감소 및 인구 유출을 경험했다. 지금의 신규 산업단지의 조성은 이러한 과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조업의 성장을 통한 안정적인 지역경제구조를 만들 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을 포함한 전반적인 산업 전체 경기부양을 가져올 것이다.

또한 기업의 생산활동을 통한 산업생산의 증가와 함께, 산업단지 주변을 중심으로 도시 내 인구유입의 증가는 주변 상권의 발달을 촉진시킨다. 고용유발 효과가 큰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 등 유통업의 발전은 고용의 확대를 가져오며 이를 통한 소비지출 확대 및 내수 진작 효과가 나타난다. 이러한 일련의 선순환의 구조 속에서 서민경제가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해본다.

안국중/대구시 경제통상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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