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시, 떠들썩 울진 군수 취임식…"전·현직 의원 대거참석" 홍보 했다 불참 '망신'

영덕 3천여 명에 초청장…못받은 사람 위화감 조성"

임광원 울진군수 취임식이 1일 울진군청소년수련관에서 울진군 홍보영상물 상영, 민요가수와 울진군립합창단 공연 등 식전행사와 함께 열렸다. 참석 주민들에게는 떡과 두유 선물도 나눠주었다. 그러나 불법 선거자금 수수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임 군수가 여론 무마용으로 과시성 이벤트를 펼쳤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울진군 제공
임광원 울진군수 취임식이 1일 울진군청소년수련관에서 울진군 홍보영상물 상영, 민요가수와 울진군립합창단 공연 등 식전행사와 함께 열렸다. 참석 주민들에게는 떡과 두유 선물도 나눠주었다. 그러나 불법 선거자금 수수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임 군수가 여론 무마용으로 과시성 이벤트를 펼쳤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울진군 제공

6'4 지방선거와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는 울진'영덕 군수 취임식이 최근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간소한 취임식 분위기와는 달리 더욱 성대하게 치러져 빈축을 사고 있다.

◆임광원 울진군수 취임식은 과시용?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한 의혹으로 울진군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검찰에 수사의뢰돼 수사를 받고 있는 임광원 울진군수의 취임식이 '과시성 이벤트'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울진군은 1일 오전 주민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식전행사와 축하공연 등으로 임 군수 취임식을 열었다. 애초 취임식에는 정치권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진군도 '보도자료'를 통해 임 군수의 취임 축하를 위해 강석호'주호영 국회의원, 김중권 전 대통령비서실장, 주성영'김광원 전 국회의원 등 울진 출신의 정치권 주요 인사 5명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중에 실제로 취임식에 참석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강석호 의원과 김광원 전 국회의원은 영덕군수 취임식에 참석했다.

언론사들이 허위 자료가 배포된 경위에 대해 취재에 나섰고, 울진군은 취임식이 끝난 뒤 정치권 인사 5명의 이름을 뺀 '수정 보도자료'를 뒤늦게 배포하는 촌극을 빚었다.

이날 울진군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는 울진군 홍보영상물 상영, 아코디언'모둠북 연주, 민요명창과 울진군립합창단 공연 등 축하 한마당이 펼쳐졌다. 울진군은 행사 후 참석한 주민들에게 꿀떡'절편 등 5가지 떡과 두유를 선물로 주는 선심도 베풀었다.

지역 정치권 인사들은 "세월호 참사 등으로 재선 이상의 대구경북 기초단체장 대부분이 아예 취임식을 안 하거나 간소하게 했다. 임 군수의 대대적인 재선 취임 행사는 불법 선거자금 수수의혹 사건의 파장을 덮고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이벤트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다른 한 인사는 "취임식에 주요 인사 5명이 참석한다고 홍보함으로써 정치적으로도 본인의 세 과시를 하려고 했으나 모두 불참해 망신을 자초한 꼴"이라고 꼬집었다.

◆영덕군민 10% 초청한 대규모 취임식

1일 오전 영덕에서는 군청 앞 주차장 광장에서 민선 6기 이희진 영덕군수 취임식이 열렸다. 이날 취임식에는 강석호 국회의원, 김광원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기관단체장, 공무원, 영덕군민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고려시대부터 전해지는 궁중무용인 무고 공연을 시작으로 군기 전달'취임선서'취임사'축사'축하메시지'군민의 노래 합창 순으로 진행됐다.

영덕군은 이번 취임식을 위해 초청장만 3천여 장을 보냈다. 상주인구 3만여 명의 영덕군민 중 10% 가까운 수치다. 이 때문에 "초청장을 못 받은 사람은 대접 못 받는 사람"이라는 위화감까지 만들어졌다. 게다가 이날 오전엔 뙤약볕이어서 군청 주차장 광장에 깔아놓은 700여 개의 의자 중 200여 자리가 비었다. 한 주민은 "현재 돈 봉투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이 군수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거창한 취임식이 과연 어울리는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라고 꼬집었다.

영덕 김대호 기자 dhkim@msnet.co.kr

울진 강병서 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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