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오천고 RCY 단원들 근육무력이완증 40대 봉사

1급 장애인 5년째 돌봐

▲포항 오천고 RCY 단원들이 근육무력이완증을 앓고 있는 정모 씨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제공
▲포항 오천고 RCY 단원들이 근육무력이완증을 앓고 있는 정모 씨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제공

포항 오천고등학교 학생들의 5년째 이어진 꾸준한 봉사활동이 화제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의 청소년봉사단체로 활동 중인 오천고등학교 RCY(Red Cross Youth·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은 2일 근육무력이완증을 앓고 있는 정모(41) 씨를 찾았다. 정 씨는 얼굴 근육 이외에는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1급 장애인이다.

오천고 RCY 단원들이 정 씨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 지난 2009년. 오천고 RCY 단원들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정 씨의 집을 방문해 머리를 감겨주고, 책을 읽어주고, 일기를 대신 써주고 있다.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정 씨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낸다. 오천고 RCY 단원들이 오는 시간을 무척 기다리는 이유다. RCY 단원들도 정 씨를 언니라 부르며 수다를 떤다. 또래 친구와 다른 점이라면 간식을 잘게 잘라 먹여 주고 음료수를 컵에 담아 빨대를 꽂아줘야 한다는 점이다.

허혜원 양은 "루게릭병을 앓고 계신 저희 큰아버지에게 큰 도움을 드리지 못했다"면서 "언니에게 갈 때마다 큰아버지가 생각나 더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오천고 RCY 단원들이 정 씨를 찾게 된 데는 오천고 RCY 지도교사인 박정화 씨의 힘이 컸다. 2003년부터 RCY를 이끌고 있는 박 교사는 공공기관 및 지역봉사센터를 통해 정 씨의 사연을 듣게 됐다. 일회성으로 끝나기 쉬운 선심성 봉사활동 대신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나눔을 가르치고 싶었다.

박 교사는 "아이들이 직접 찾아가 도움을 주는 방법을 가르치고 싶어 봉사를 시작했다. 봉사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아이들이 변하더라"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해서도 봉사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학생들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다. 봉사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가르침을 주는지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