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냉수대 사라지니…동해안 수온 급상승 '홍역'

적조·해파리 발생 가능성…어업농가 대비책 세워야

동해가 심상치 않다. 갑작스런 냉수대가 물러가고 예년보다 수온이 다소 높게 형성되면서 해파리나 적조 발생의 위험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2일 경북 동해 해수면 온도는 울진 19℃, 영덕 21.7도, 호미곶 21도, 포항 20.9도 등으로 나타났다. 일주일도 채 안 돼 최고 7.6도까지 상승한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27일 동해안 수온이 울진 15.8도, 영덕 14.1도, 호미곶 21도, 포항 21도 등으로 나타남에 따라 울진'영덕 연안에 냉수대 주의보를 발령했으나 1일부터 다시 수온이 급상승해 주의보를 해제했다. 특히 냉수대가 물러가기 무섭게 동해안 수온은 오히려 평년에 비해 최소 0.5도에서 최대 5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동해안은 5~8월쯤 내륙에서 해안 방향으로 부는 계절풍 탓에 비교적 따뜻한 해수면의 물이 먼바다로 밀려가고 심층의 저온층이 위로 올라오면서 매년 냉수대가 반복된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 탓에 해수면의 온도 차가 급상승 곡선을 그릴 경우 적조나 해파리의 발생 확률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적조의 경우, 지난해 7월 17일부터 9월 5일까지 지속돼 동해안 양식장 28곳에서 어류 180만7천 마리가 폐사해 21억7천여만원의 피해를 입혔다. 당시 적조현상도 냉수대가 갑자기 물러나면서 급격히 상승한 수온 탓에 미생물이 이상 증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국립수산과학원 수산해양종합정보과 황재동 연구원은 "갑작스런 수온 상승이 꼭 적조를 발생시킨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아울러 최근 해수욕장 개장 시기와 맞물려 해파리의 출현 빈도도 서서히 늘어나면서 새로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조사 결과 최근 강독성인 '노무라입갓해파리'와 '커튼원양해파리'가 울진 연안에서 각각 2.7%의 출현율(어업인 모니터링요원 응답자 149명 중 해파리를 관찰한 사람 수를 백분율 한 값)을 보이고 있으며, 약독성인 '보름달물해파리'도 영덕'포항 연안에서 47%의 출현율을 기록했다. 노무라입갓해파리는 주로 평균 수온 20.56도, 커튼원양해파리는 19.26도, 보름달물해파리는 19.84도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과 지자체는 현재 해파리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해수욕장 인근에 해파리 차단막을 설치했다. 하지만 차단막은 해파리의 침입을 80~90% 정도 막아줄 뿐이다. 해파리가 단 한 마리만 침투해도 사람을 쏘는 등 피해는 발생할 수 있다. 실제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 동해안 지역에서 해파리에 의해 발생한 피해는 20여 건을 넘는다.

한편 경북도를 비롯해 동해안 5개 시'군 관계자들과 수협'해경 등 관계기관 등은 지난달 경북어업기술센터에서 대책회의를 여는 등 일찌감치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경북도 수산진흥과 김상국 담당은 "관계기관 및 어민들과 협조해 매일 적조와 해파리에 대한 예찰을 하고 있다"면서 "어업농가에도 관련 대비 물품이 충분한지 확인해야 하며, 부족한 경우에 대비해 지자체도 예산 편성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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