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상현실 스포츠의 세계] 스크린 골프·승마

나이스 샷~ 말 달리자~ "필드 같은 생생한 느낌"

귀족 스포츠로 여겨지던 골프와 승마도 가상현실 스포츠로 즐길 수 있다.

◆스크린 골프

직장인 최영곤(가명'37) 씨는 '스크린 골프의 지존'으로 통한다. 얼마 전 사내에서 열린 스크린 골프대회에서 이븐파를 기록하며 우승했기 때문이다. 17년 구력의 김 부장도, 유학 시절부터 골프를 쳤다던 싱글 플레이어 김 상무도 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최 씨가 처음 골프채를 잡은 건 2년 전. 10번 정도 필드에 나갔다. 그의 골프 실력은 90타를 넘는 수준.

최 씨가 어떻게 스크린 골프의 고수로 거듭날 수 있었던 걸까. 비결은 간단하다. 매일같이 스크린 골프장으로 출근 도장을 찍은 덕분이다. 지난해 9월 평소 점심값 내기 당구의 단골 파트너인 직장 동료가 어느 날 갑자기 그를 당구장이 아닌 스크린 골프장으로 데려갔던 것이 계기가 됐다. 평일 낮에 바로 회사 앞에서 골프를 칠 수 있다고 생각하자 묘한 쾌감이 들었다.

18홀을 다 도는 데 드는 돈은 몇만원으로 필드 라운딩 비용의 10~20%밖에 안 된다. 골프클럽은 물론 장갑과 신발까지 모두 갖추고 있어 몸만 가면 된다. 컴퓨터 마우스를 몇 번만 클릭하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유명 골프장도 누빌 수 있다. 스크린 골프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린 최 씨는 불과 8개월 만에 스크린 골프장에 찍은 출근도장 횟수가 150번에 이른다. 점심시간은 물론 퇴근 후 술자리에서도 2차는 항상 스크린 골프장이었다. 최 씨는 "골프를 이젠 당구 치듯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스크린 골프는 골프를 보는 스포츠에서 직접 즐기는 스포츠로 바꿔놓았다"고 했다.

스크린 골프는 직장인들의 회식 문화도 바꿔놓고 있다. 술자리 대신 1차나 2차로 스크린 골프장을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기 때문. 1주일에 한 번 이상 스크린 골프장을 찾는다는 직장인 김기원(36) 씨는 "아무래도 술을 덜 마시게 되니 건강에 좋고 술값도 덜 들고 다음날 업무에도 지장이 없다"며 "18홀을 다 돌고 나면 회사에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스크린 승마

스크린 승마도 인기다. 스크린 승마는 실물형태 모형의 승마기가 실제 말의 움직임을 그대로 재현하도록 만들고 다양한 선택 옵션을 갖춰 실내에서도 필드와 똑같은 느낌으로 승마를 할 수 있다. 또한 첨단 IT게임을 접목시킨 대형 모니터가 설치돼 자연 영상과 입체 음향이 담긴 승마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어 자연의 숲이나 고궁 유적지 등을 실제로 달리는 듯 생생한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스크린 승마는 또 안장과 고삐도 실제와 유사하게 만들었다.

또 특별한 기술 없이 배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평보, 속보, 경속보, 구보 등 빠르기와, 수동과 자동에 대한 옵션기능도 탑재돼 있어 사용자에게 맞는 운동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초급부터 고급 코스까지 레벨에 맞춰 이용할 수 있는 데다 말 위에 앉아만 있어도 다양한 운동 효과가 있어 어린이는 물론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시작한 지 7개월 됐다는 김영미(58) 씨는 "지인의 소개로 스크린 승마를 했는데 어깨 통증도 사라지고 몸도 가뿐해졌다"며 "영상과 음악이 있어 혼자 타도 지겹지 않고 운동 효과도 뛰어나다"고 했다. 이진구(41) 씨는 "스크린 승마는 날씨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라면서 "좋아하는 팝송을 들으며 너른 벌판을 달리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했다.

다크호스(053-794-5000) 박병천 대표는 "스크린 승마는 특별한 기술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자세교정은 물론 다이어트, 몸매관리까지 해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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