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과 46년을 함께 해 온 동반자, 대구은행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어떨까.
대구은행 박인규 행장 체제가 출범한 지 4개월째를 맞아 대구은행을 비롯한 6개 지방은행의 경영실태를 평가하고 영업행위를 검사하고 있는 이종욱(53) 금융감독원 특수은행검사국장을 만나 대구은행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다. 특수은행검사국은 대구은행이 고객을 제외하고 가장 신경을 쓰는 '갑'의 위치에 있는 금융감독원내 핵심 부서다.
이 국장은 "대구은행은 그동안 수차례 금융위기를 잘 극복하고 지역사회와 동반발전을 이뤄 우량은행의 지위를 확고히 지켜왔다"며 "지방은행의 모범사례"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지역밀착형 영업, 감성마케팅 등을 통해 높은 고객충성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강점으로 들었다. 아울러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 등의 평가지표가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양호한 수준이라는 점도 높게 평가했다.
그는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해왔던 대형 시중은행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대구은행은 지역 중소기업과 중소상인에 대한 정확한 신용평가를 바탕으로 내실 있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지역실정에 밝은 은행이기 때문에 단순히 기업의 가시적인 담보능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보유인재, 기술력, 시장평판 등 기업의 잠재력을 담보로 돈을 빌려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은행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이 국장은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불안요인이 거의 없는 대구은행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사례라고 소개했다. 대구은행은 경영진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내부인사 위주로 최고경영자가 안정적으로 교체되는 전통을 확립하고 있다.
이 국장은 대구은행 특유의 '순혈주의'에 대해서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순탄치 않았던 성장과정을 잘 극복하고 지금도 내실 있는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재들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며 "끈끈한 인간관계를 통해서만 구축할 수 있는 선진금융기법인 '관계형 금융'의 모범사례를 만들어갈 이들도 바로 지금의 임직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대구은행이 종합금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증권 및 투자금융 시장에서 검증된 인재들을 영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국장은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사업다각화, 신시장개척을 서둘러야 합니다. 경남은행 인수실패의 교훈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대형 시중은행들이 마지막 남은 시장인 대구경북을 향해 공세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저금리 그리고 지역경기 불황의 영향으로 은행업 중심의 사업구조로는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이 국장은 혁신도시와 공공기관 이전 등 새로운 영업기회를 잘 활용할 경우 대구은행이 앞으로도 모범 지방은행의 지위를 유지해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유망한 벤처기업과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해 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관계형 금융기법을 운영해 온 대구은행의 전통은 미래에도 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이 국장은 새롭게 취임한 박인규 행장 체제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얼마 전 만남에서 현장을 중시하고 정도경영을 추구하고자 하는 박 신임 행장의 진정성을 읽을 수 있었다"며 "지금처럼 혼란한 금융환경에서 제대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에 대한 이 국장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호의적이었으며,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위해 사업다각화와 신시장 개척을 조언했다.
이 국장은 지난해 5월 부임해 농협은행 카드정보 유출 및 KT-ENS 특정금전신탁 불완전판매 사건 등을 매끄럽게 처리했다.
경북 출생인 이 국장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90년 보험감독원에 입사했으며 1999년 금융감독원 통합 이후 은행, 보험 관련 주요부서를 거쳐 보험조사실장, 손해보험검사국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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