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아이언 돔

반 이스라엘 무장 저항단체로 시작해 지금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집권당이 된 하마스의 주요 무기는 카삼 로켓이다. 2001년 처음 개발된 카삼 로켓은 길이 1.8m, 직경 11.5㎝에 불과한 미니 로켓이었다. 대당 가격도 800달러(80만 원) 정도다.

하지만 이 로켓은 이스라엘엔 골칫거리였다. 여기저기서 날아드는 로켓은 이스라엘을 공포에 떨게 했다. 물리적 피해보다는 이스라엘 인들에게 공포를 유발하는 심리적 타격이 컸다.

이스라엘은 요격 무기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즉각 로켓 및 장사정포 방어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이렇게 세상에 나온 것이 2011년 3월 실전에 투입된 '아이언 돔'(쇠로 만든 지붕이란 뜻)이다. 아이언 돔은 90㎏ 중량에 길이는 3m, 지름 16㎝로 로켓 잡는 미사일이다. 미니 이지스 레이더에 사이드와인더급 적외선 유도 미사일을 장착했다고 보면 된다. 대당 가격은 5만 달러(5천만 원)에 달한다.

이스라엘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발, 실전 배치한 아이언 돔이 그야말로 '쇠로 만든 지붕' 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다. 이스라엘 청년 3명이 가자지구에서 납치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에서다. 하마스는 속절없이 당하고 있다.

7일부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하마스 거점에 공습을 퍼붓고 있다. 벌써 팔레스타인 인 80여 명이 숨졌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습에 맞서 250발 이상의 로켓을 이스라엘을 향해 날렸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사망자는커녕 심하게 다친 사람도 없다. 아이언 돔이 인구밀집 지역을 향하는 로켓 56발만을 골라 모두 요격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향해 얼마든지 로켓을 쏘라며, 로켓이 소진되기를 기다리는 여유로운 입장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은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북한군의 포격으로 민간인 2명을 포함해 4명이 숨지고 1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북한의 위협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800달러짜리 로켓을 잡기 위해 수 억 달러를 들여 방어시스템을 개발하고, 대당 5만 달러짜리 미사일을 쏘는 상황이 부럽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정신이 부럽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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